[로스엔젤레스(LA)=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1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LA)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의 축구경기. 후반 30분쯤 2만7000석을 가득 메운 관중석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LA갤럭시로 이적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32)이 벤치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시작한 것. 베컴의 데뷔전을 간절히 바라던 관중들은 `베컴`을 연호했고, 등번호 2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베컴이 후반 33분 공격수 엘런 고든과 교체돼 마침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일제히 기립 박수로 베컴을 맞은 관중석에선 카메라 플래쉬 세례가 잇따랐다.
왼쪽 발목이 여전히 불편한 듯이 보인 베컴이 공을 잡을 때마다 기쁨의 환호성과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인저리 타임 1분을 포함해 13분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베컴이 첼시의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지만 그의 데뷔전은 대성공이었다.
이날 ESPN은 19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베컴의 데뷔전을 생중계했고 등번호 23번이 새겨진 100달러짜리 LA갤럭시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축구가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베컴 효과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컴을 보기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는 앤지 게스매나(Angie Gasmena·32)는 "베컴의 멋있는 경기모습을 보게 된 오늘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베컴은 경기 종료 뒤 "미국으로 건너 온 뒤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설 수 있게 돼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005930)가 주최한 `월드시리즈 오브 풋볼리그 2007` 마지막 경기였던 이번 경기에선 후반 3분 터진 존 테리의 결승골로 첼시가 LA갤럭시를 1대0으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