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준다는 약속’물거품 됐다고…그를 버리지 마세요

청약통장 해약하지 말고 리모델링 하라
  • 등록 2006-10-26 오전 9:06:12

    수정 2006-10-26 오전 9:11:28

[조선일보 제공] 내집 마련의 출발점이라는 청약통장. 하지만 주택분양 시장이 급변하면서 청약통장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의 청약통장 가입자는 716만명으로, 지난 4월(728만4000명)보다 12만4000명이 줄었다. 청약통장 무용론(無用論)까지 나올 정도다.

◆청약통장 깨봤자 별 수 없다

그렇지만 청약통장은 아무리 별 효용이 없을 것 같아도 해약하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지점장은 “청약통장 가입액은 보통 200만~1500만원 정도인데 통장을 깨서 다른 데 투자해 봤자 큰 의미가 없다”면서 “청약 제도가 바뀌어도 어차피 통장 가입자 중에서 선발되므로 가능하면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리한 사람은 따로 있다…확 바뀌는 청약제도

청약통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되는 국민임대 아파트와 25.7평 이하의 공공 아파트에 청약하는 청약저축 ▲25.7평 이하 민영 아파트에 청약하는 청약부금 ▲25.7평이 넘는 민영·임대 아파트에도 청약하는 청약예금 등이다. 청약통장에 가입하고 나서 2년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청약제도는 로또복권 같은 추첨제로 돼 있다. 그런데 2008년부터는 부양가족이 많고 무(無)주택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청약 가점제(加點制)’가 실시된다. 가점제는 쉽게 말해 부양가족 수, 무주택 기간, 세대주 연령 등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한 점수로 당첨자를 가리는 것이다.

◆“큰 아파트 노려볼까?” 청약통장 ‘갈아타기’ 유행

요즘 청약예·부금 가입자들 사이에선 ‘통장 갈아타기’가 확산되고 있다.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부금 가입자들은 30.8평 초과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으로 옮겨타고, 300만~600만원짜리(서울 기준) 청약예금 가입자들도 예치금액을 1000만원 이상으로 증액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 민영주택 물량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임대주택 물량 확대 등으로 갈수록 입지가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집이나 넓은 평형으로 옮겨타기 위해 청약예금에 가입한 1주택자라면, 2008년 가점제 실시 이후엔 전혀 경쟁력이 없으므로 그 전에 청약을 서둘러야 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청약예금은 예치금액을 늘리면 1년 후에나 대형 평수에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서 “지금 청약통장을 갈아탄다면 내년 이맘때쯤 분양하는 은평뉴타운이나 판교 주상복합 등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저축은 점점 더 인기

정부가 공공택지 내에 분양되는 중소형 물량을 크게 늘릴 방침이라는 데 탄력받아 청약저축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청약저축 가입자는 지난 4월 228만3562명에서 지난달 233만9399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 23일 정부가 수도권에 추가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발표하면서 청약저축 몸값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무주택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는 청약저축은 나이, 무주택 기간, 납입액수 등을 따져 당첨자를 가리는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돼, 2008년부터 실시될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도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사회 초년병 등 청약통장에 신규로 가입하는 사람은,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예·부금보다는 청약저축이 훨씬 유리하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청약저축은 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국민임대나 민영임대 등 청약기회가 넓고 연말 소득공제 혜택에 금리도 청약예·부금보다 높은 편”이라며 “통장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청약예·부금 가입자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 당첨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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