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S전망)②금리 급등락..미 경제지표 주목

  • 등록 2002-09-16 오전 10:00:10

    수정 2002-09-16 오전 10:00:10

[edaily 하정민기자] BoMS 멤버인 동양증권 장태민 차장은 "당분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재정정책, 부동산 가격 등에 잠재된 불확실성으로 국내 채권수익률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태민 차장은 "미국 주가는 어느 방향이든 한 방향으로 쏠릴 수 있는 주요 변곡점에 와 있다"며 "위아래 어느 쪽이든 미국 주가의 추세가 바뀌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후 채권 매매 판단을 내리라"고 조언했다. 9월중 발표되는 미 경제지표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소매판매 결과 및 신규실업급여 추세를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갈등은 미국 경제 불확실성에서 비롯
금리 하락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이전 저점을 뚫지 못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6월 하순 이후 7월초 사이에 가장 좁혀졌었다.

이후 3년 이상 만기 금리는 당시에 비해 30bps 내외 추가 하락한 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스프레드는 이전 저점을 뚫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리의 추가 하락에 대한 확신 부재, 나아 가서는 금리 상승 반전에 대한 잠재적 우려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6월 하순 이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박스권 등락 추세는 유지되고 있어, 아직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시장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같은 시장 갈등은 미국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과 회복 지속을 확신할 정도로 강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신규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9월 첫째주 들어 비교적 큰폭 증가한 42.6만건을 기록하는 등 고용 시장이 악화될 조짐을 보여, 향후 미국 경제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태이다. 향후 수주 동안은 실업급여청구 건수가 증가세를 이어갈 지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 올 연말까지 소비 주도의 완만한 경기 회복
단기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악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단기내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그 동안 미국 경제를 떠받쳐 온 소비가 올 연말까지는 미국 경제를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연말까지 소비가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미국 가계의 소비 여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던 작년 10월 이후와 비교해 보면, 미국 가계의 소비 여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10월의 경우 자동차를 중심으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10월 한 달간 과소비로 저축률이 0%대로 떨어지고, 10월 이후 소비 증가에 일조하였던 모기지 리파이낸싱은 11월 이후의 금리 급등 영향으로 급속하게 감소한 바 있다. 즉, 11월 이후 소비 여력은 거의 고갈된 셈이었다.

반면, 최근의 경우 7월 저축률은 3.4%로 고용 시장이 가시적으로 회복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연말까지 미국 가계가 정상적인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모기지 리파이낸싱 규모는 9월 초 현재, 작년 11월 최고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고용 사정을 제외한 가처분 소득 증가세, 물가의 하향 안정세 등 기타 소비 여건도 작년 11월 이후에 비해 좋은 편이다.

이상에서 볼 때, 미국 경제의 향배를 전망하는 수 많은 예측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미국 경제가 어느 한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높여 주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미국 주가도 아직은 어느 한쪽 손을 완전히 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미국의 주가와 금리가 9.11 테러 이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경제 펀더멘털은 고용시장을 제외하면 9.11 테러 이후에 비해 비교적 견조하다는데 기초하여, 향후 미국 금융시장도 강도는 다소 떨어질지라도 최소한 방향성은 9.11 이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의 경기부양능력과 부동산 가격도 불확실성 요인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재정의 경기부양 능력과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미국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상기 요인으로 국내 금리는 하방 경직성을 보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승할 수도 있다.

7월 현재 기금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작년 대비 약 3조원 증가한 14.5조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하반기중 당국이 예상하고 있는 성장률을 달성하는데 무리 없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가 장기간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중 우리 경제는 미국 경제와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의 급등세가 재현된다면, 미국 금융시장의 동향과 관계 없이, 인플레와 콜금리 인상 우려로 우리 금리는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90년 4분기 이후 91년까지 이어진 고물가와 고금리 시기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당시의 경우 재정 확대와 건설 경기에 의한 내수 호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물가와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던 시기였다. 동 기간중 미국 금리는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물론 당시만큼 재정의 경기부양 능력이 크지 않다는 점, 부동산 투기 열풍이 당시(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기업도 부동산 투기에 열중하였음)만큼 강하지 않다는 점, 금융시장 개방의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과 완전히 괴리된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다는 점 등으로 당시만큼 국내외 금리가 괴리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은 3.6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2개월간 상승세가 주춤하다가, 7월부터 강남의 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국이 세무 조사, 1가구 2주택 비과세 기간 단축 등 투기 억제책을 내놓았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될 지 의문이다.

금년 들어 최근까지 당국은 1월 9일, 3월6일, 8월9일 등 세차례의 안정대책을 제시한 바 있으나, 그 효과가 단기에 그쳤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정 대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의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수요 측면에서는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 공급측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 공급물량 감소를 꼽고 있다.

과거 자료를 살펴 보면, 최근의 부동산 가격 급등의 이면에 과잉 유동성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총유동성 증가율이 80년대 후반부터의 하향 추세를 벗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과잉 유동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유동성은 정도의 차이가 분명 있으나, 80년대 중반 이후의 과잉 유동성 공급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파트 공급 부족이 한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주택 가격이 단기내 안정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 승인 기준으로 전체 주택 공급은 99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으나,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의 경우 2001년의 경우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수요가 큰폭으로 위축되지 않는 한, 아파트 공급물량 부족으로 아파트가 주도하는 주택 가격 상승을 막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채권금리, 급등락 가능성 높아..주가변동 주목
당분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재정정책, 부동산 가격 등에 잠재된 불확실성으로 제 금리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금융시장이 다소 부침을 보이더라도 미국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재정, 부동산 가격 등도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적 관점에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는 바이다.

한편,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을 야기할 모멘텀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비교적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주가는 어느 방향이든 한 방향으로 쏠릴 수 있는 주요 변곡점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래든 위든 미국 주가의 추세가 바뀌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후 매매 판단을 내릴 것을 권유하는 바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9월중 발표되는 경제 지표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미국 소매판매의 발표 결과에 대한 시장 반응은 매매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규실업급여의 추세도 계속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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