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였던 지난 7일, 강서구 관내 사전투표소 중 한 곳인 염창동주민센터 앞은 주민들로 북적였다. 투표하러 온 이곳 주민들의 줄은 3층 투표장 앞에서부터 1층 주민센터 바깥까지 이어졌다. 주변 도로는 잠시 세워둔 유권자들의 차량으로 북적였다.
| 사전투표 둘째날인 7일 강서구 염창동주민센터 앞. 투표를 하러 온 주민들의 줄이 센터 바깥까지 이어져 있다. (사진=김유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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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께 사전투표가 끝나고 지상파방송사 취재 차량까지 떠나면서 주민센터 주변은 한산해졌다. 투표소 관계자는 “줄이 안 끊어질 정도로 (투표하러 온 주민이)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누적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재보궐·지방선거 기준 최고치였다.
역대급 재보선 사전투표율...여야 각자 “우리가 유리” 이번에 나타난 사전투표율을 놓고 여야는 각자 유리한대로 해석하고 있다. 상대 당에 대한 심판론이 사전투표율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라는 불문율이 지난 대선에서 깨진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자신 있게 ‘야당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 유세 지원을 나와 “(높은 사전 투표율)은 민주당에 대한 (강서구민들의) 심판 의지가 확고하게 드러난 것”이라면서 “그 열기가 꼭 투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독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16년 동안 민주당 구청장이 강서 개발에 아무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할 만큼 낙후돼 있었다”면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그런 민주당에 대한 심판 의지가 확고히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남부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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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높은 투표율이 고무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통틀어 최고치(22.64%)를 기록한 것에 대해 정권 심판 여론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구청장 선거가 아니라 1년 5개월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라면서 “대통령 국정 기조를 바꾸는 첫 번째가 진 후보자의 압도적 당선”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국민 관심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에 윤석열 정권 심판의 의미가 있고,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보궐선거”라고 평가했다.
|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사진 오른쪽 첫번째)와 한정애 민주당 의원(가운데)이 8일 서울 강서구 등촌사거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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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도 총력전 펼치는 여야...이재명 등판할까
여야는 사전투표가 사전투표가 종료된 연휴에도 강서구 전역을 누비며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다. 9일 한글날 오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같은 당 윤재옥 원내대표는 각각 공암나루근린공원과 서울식물원 거리에서 거리 유세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오전 개인 일정을 마치고 오후 진교훈 후보 집중 유세 지원에 나선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거의 매일 강서구를 찾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내내 강서구에서 진 후보를 도왔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진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사전투표 둘째날인 지난 7일 이 대표가 참석하려고 했지만,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하지 않았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11일 본 투표를 앞두고 9일이나 10일 나오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