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원폭 피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위로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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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히로시마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나 동포들을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으로 초청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이번 초청을 통해 그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일본 기시다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하며 원폭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동포들과 악수를 나누며 들어서자 동포들은 일어서서 큰 박수로 맞이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면서 “우리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히로시마에서 온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원폭 피해 동포를 대표해 답사를 했다. 권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한 약속을 지켜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기시다 총리 내외와 함께 위령비를 공동참배한 사실은 일본에서 대서특필 됐고, 주변 일본인들도 한일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찾아왔다는 반응을 보여 이제는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김화자 전 민단부인회 히로시마현 본부 부회장은 4살 때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며, 비록 4살이었지만 당시 기억이 선명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피폭 1세대’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았는데 이런 자리가 영광스럽다며 울먹였다. 이 대변인은 “김 전 부회장은 대통령 부부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해 주신 것을 재일한국인이자 피폭자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오찬 메뉴로는 삼색전, 전통잡채, 전복찜, 떡갈비 구이, 소고기 무국, 약과, 송편, 식혜 등 한상차림으로 동포들이 고국의 추석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준비했다. 또한 동포들은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의 가야금 3중주, 부채춤 그리고 아리랑 등 경기민요로 구성된 추석 풍류 공연과 바리톤 김동규의 그리운 금강산 등의 문화공연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떠나기 전 동포들에게 “한국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모국의 발전된 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고향의 가을 정취도 즐기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