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한반도에 다양한 군사훈련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가운데, 북한이 무력 도발을 멈추고 50일 가까이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한미연합훈련을 비롯한 한반도 내 군사연습을 빌미로 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나서왔던 터라 이처럼 잠잠한 상황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식량난 해결이 우선인 북한이 농번기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북한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쟁억제력’의 공세적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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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시험 발사 이후 50일 가깝게 무력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이달 중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현지시찰을 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었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한미 `워싱턴 선언` 합의로 이른바 `공포의 균형`(핵 보유국 간 전쟁억제)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발등의 불`인 식량난 해결을 위해 모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시기와도 겹쳤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26일 한반도 정세분석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워싱턴 선언 이후 공포의 균형을 이루며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쌀은 곧 사회주의’라고 하는 북한은 농번기를 맞아 당분간 식량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반도 내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언제나 잔존한다. 지난 25일 시작해 내달 15일까지 진행되는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앞두고 북한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의 광란적인 핵전쟁소동은 그에 상응한 대응을 불러오게 되여있다”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이 훈련에는 F-35A 스텔스 전투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K-2 전차, K-21 장갑차 등 핵심 무기들이 대거 참여한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주관, 제주에서 확산방지구상(PSI) 출범 20주년 고위급회의 및 아시아·태평양 순환훈련도 열린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순환훈련을 계기로 한미일 등 6개국 전력과 인원이 참가하는 대량살상무기(WMD) 적재 의심선박 차단 훈련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