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대책 발표 이후 신규 매입 계약을 체결한 경우 현금청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자칫 거래 위축과 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는 공공재건축 반대한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는 ‘명품은마를 위해 반백년을 기다렸다, 공공재건축 결사 반대’라고 적혀 있다.
정부는 이번 2·4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대책 발표일 이후 사업구역 내 기존 부동산의 신규 매입계약을 체결한 자나 지분쪼개기를 한 경우에는 우선공급권을 부여하지 않고 현금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로 일부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미 시장에서는 신축을 제외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거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일찌감치 공공주도 정비사업 가능성을 일축하며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근래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역시 예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 커뮤니티에 “지난해 국토부와 마포구청 등의 요청으로 서울시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었고 공공재건축에 대한 제안을 했으나 민간재건축 추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글을 게시했다. 성산시영 아파트는 주민동의율 72.68%를 확보해 지난해 12월16일 정비구역 지정 신청까지 마무리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개발 지역과 달리 재건축 아파트는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다. 기본적으로 공공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개발부담금 50%를 낸다고 해도 결국 이익이 생기니깐 낼 수 있는 거다. 반면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최대 30%밖에 안된다. 사업 참여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