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는 '오해'

젊은 여성 위협하는 자궁·난소 질환, 관리가 매우 중요
  • 등록 2020-10-16 오전 7:33:26

    수정 2020-10-16 오전 7:33:2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오해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누가보아도 미혼일 법한 여성이 혼자 산부인과에 들어서는 그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들 중 부인과 질환을 겪고 있으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전을지대병원 산부인과 하중규 교수의 도움말로 젊은 여성 혹은 가임기 여성들이 특히 주의해야할 자궁·난소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자 이상과 호르몬 영향 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중규 교수는 “자궁근종은 무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이 일어나거나 생리양이 많아질 수 있고, 생리 기간 증가에 따른 빈혈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급성 복부 통증이나 성교통이 나타날 수 있고, 근종의 변성에 의해 골반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자궁근종이 방광이나 요관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빈뇨, 배뇨곤란을 유발 할 수 있으며 소화기 장기를 압박하면 변비, 배변통, 소화장애를 겪기도 한다.

만약 자궁근종이 생겨 자궁내막이 변화해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기에 부적당하거나, 난관 중 하나 이상이 눌리거나 막혀서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면 이것은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근종은 배아가 성공적으로 착상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유산의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서너 달 사이 생리주기가 갑자기 불규칙해졌거나 오랫동안 불규칙했을 때 △생리량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가 몇 달 이상 지속될 때 △생리혈과 혈색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없던 생리통이 생겼거나 대수롭지 않던 생리통이 심해졌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이란 자궁 안에 있는 막으로,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따라 두꺼워지고 성숙해지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자궁내막은 생리를 통해 체외로 배출되며, 정상적인 여성의 경우 자궁내부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 즉 난소, 나팔관, 복막, 복강 등에서 자라는 경우 자궁내막증으로 진단하며, 통증, 유착, 염증 등을 일으킨다.

하 교수는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 진단되며, 월경통 환자, 만성 골반통 환자, 불임증 환자와 같은 특정 환자군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무증상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다른 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많아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렵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소화기 질환과도 증상이 유사해 스스로 자궁에 이상에 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자궁내막증은 만성 골반통증, 월경통, 월경 전 통증, 허리통증, 만성피로, 성교통 등을 동반하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난소낭종

난소는 난자를 만들고 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난소에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가 모인 난포가 있으며, 난자의 성장을 돕는다. 만약 난포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하거나 난포를 배출하지 못하는 등 배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소에 수액 성분의 물혹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종양을 난소낭종이라 부른다. 난소에 생기는 종양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대부분 양성종양이다.

그러나 낭종의 크기가 커지면 생리불순, 생리통 등 생리 관련 이상 증상뿐만 아니라 배뇨장애, 배변장애, 오심, 구역, 소화장애, 두통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또 낭종으로 인해 난소의 크기가 커지면서 종양이 꼬이거나 난소낭종이 파열되면 복강내 출혈이나 급성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난소낭종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 자극에 의한 배란이나 서구화된 생활 습관과 만성피로, 각종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호르몬 교란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난소낭종은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 이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가 8cm 이상으로 크거나, 꼬임 혹은 파열의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가장 흔한 내분비질환으로,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난소에 많은 작은 낭종이 생기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인 소인이나 난소에서 생산되는 호르몬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무월경, 희발월경, 과다월경, 생리불순 등 생리와 관련된 것들인데,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한 배란 장애 때문에 생리불순이 지속되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내막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또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해 여드름이 생기고 얼굴이나 팔다리, 배꼽 주변 등에 체모가 과다하게 많아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내당능장애(당뇨 전단계), 고혈압, 고지혈증, 허혈성 심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지며 임신 시 유산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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