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금값 식용유' 남미산 대두 밖에 없나

대부분 식용유 주원료 남미산 GMO 대두
GMO 대두와 일반 대두 가격 차이 1.5배
남미산 대두 사용 안 하는 두부 이상 無
  • 등록 2017-01-05 오전 6:31:00

    수정 2017-01-05 오전 6:31:00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원재료로 콩을 쓰는 식용유와 두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식용유는 대란 소리를 들으며 업계와 소비자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두부는 무풍지대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식용유는 주요 원료인 남미산 대두 작황 악화로 콩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식용유 제조업체에서는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공급을 중단한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금값 식용유, 남미산 GMO 대두 의존한 결과

최근의 식용유 가격 급등은 지난해 최악의 홍수 탓에 악화된 남미산 대두 작황 탓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용유 90% 이상은 남미산 대두를 사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사조해표(079660)은 대두 원물 그대로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 판매하고 있고, 롯데푸드(002270)오뚜기(007310)는 대두 원유를 수입해 팔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대두 주산지인 아르헨티나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대두 생산은 급감하고 품질도 악화됐다. 대두가 홍수로 물을 먹은 탓에 똑같은 양의 대두를 정제하더라도 콩기름이 나오는 양이 10% 줄었다. 이 때문에 두세번씩 더 정제해야 돼 비용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롯데푸드와 오뚜기는 최근 업소용 식용유의 출고 가격을 9% 가량 인상했다. 식용유 시장 점유율 1위 CJ제일제당 역시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이달 중 7~8% 가량 인상한다. 식용유 사용이 많은 설 연휴를 앞두고 서민 물가 부담은 더 키질 전망이다. 세계 3대 대두 주산지인 브라질 대두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브라질 내 대두 작황 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는 반대로 가뭄 탓에 대두 작황이 좋지 않다.

결국 남미산 대두에 대한 국내 식용유 업체들의 의존도가 식용유 수급 대란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남미산 대두 작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식용유 업체가 쉽게 대두 원산지를 바꾸기 어려운 이유는 원재료 가격 때문이다. 식용유에 사용하는 대두는 유전자변형농식품(GMO)인데 50% 이상이 남미에서 생산되고 있다. GMO 대두는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대두 가격이 1.5배 더 비싸다.

식용유 같은 경우 GMO 단백질(DNA)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품위생법에 따라 GMO 표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없다. 굳이 비싼 유기농 대두로 식용유를 만들지 않는 이유다.

물 먹은 대두, 두부와 두유업계 이상 無

식용유 업계는 대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같은 대두를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두부와 두유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두부 80% 이상이 수입산 대두로 만들지만 대부분 남미산 대두가 아닌 미국과 호주산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풀무원(017810)은 캐나다와 호주에서 유기농 콩을 수입하고 있다. 고소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국산 대두를 사용한 제품도 내놓고는 있지만 공급량이 적다. CJ제일제당은 역시 두부 제품에는 GMO 대두 대신 미국에서 생산된 유기농 콩을 사용하고 있다. 대상(001680) 역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산 대두와 호주산 대두를 쓰고 있다. 두유 제조업체인 정식품은 역시 정부 수입분인 미국산 대두를 원료로 이용하고 있다.

두부와 두유업체가 GMO 대두에 민감한 이유는 유전자 변형이라는 낙인 때문이다. 두부와 두유는 식용유와 달리 소비자 입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소비자가 유전자 변형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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