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은 이에 화답해 "강대하고 번영한 중국이 국제 문제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 긍정적인 일"이라며 "미국은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양국이 각 부문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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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미국을 격려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적어도 겉으로는 미국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세계 사회에서 주요 양대국(G2)로 불리는 양 국의 역학 관계가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후 주석은 바이든 부통령에게 "중미 양국은 세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로 어깨에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며 "양국이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태도로 각 국의 사정의 차이를 넘어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같은 날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 "미국은 최대 선진국으로서 우수한 과학 기술력과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경제적 바탕이 튼튼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차기 최도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역시 "미국 경제는 언제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고 자가치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왔다"며 "우리는 미국경제가 여러 도전에 대처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고 거들었다.
◇ 바이든 "중국 굴기(崛起)는 세계에 긍정적" 오는 22일까지 6일간의 방중 일정을 치르고 있는 바이든 부통령은 몸을 낮춘 듯한 친화적 외교행보를 잇고 있다.
그는 강연 시작부터 "손녀가 5년 동안 중국어를 배워 이번 일정에 통역을 돕고 있다"는 말과 함께 "나 역시 1979년 중국을 처음 방문했지만 정말 많이 변했다"며 강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양 국의 외교 제스쳐는 공통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당장 경제회복을 위해 자국 국채에 대한 중국의 신뢰 확인이 절실하고, 중국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정치적 배경도 거론된다.
상하이 한 외교 관계자는 "경제 위기 우려를 안고 있는 미국 뿐 아니라 최근 고속철 사고와 졸속 수습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중국의 지도부 역시 민심을 호전시킬 계기가 필요했다"며 "이번에 미국을 격려하는 대외적인 위상을 보여주면서 인민들의 국가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