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일부 기업들은 자사 건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주총을 열고 있다. 적합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회의실 등 공간을 내 주총을 개최할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주주들이 참석할 지 예측할 수 없어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주총은 주주들 앞에서 한 해동안 거둔 성적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자리다. 회사별 사정에 따라 임원이 부진한 실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도 있고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치열한 표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자리에 자칫 주주들을 세워놓고 주주총회를 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상장사들이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주총시즌마다 고민하고 있다. 인근 호텔이 가장 좋지만 자리 확보 경쟁이 붙는데다 경비 문제로 이를 빌리기 부담스럽다는 하소연이다. 이 때문에 인근 웨딩홀이나 체육관, 청소년수련관 등 주총 장소는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이 장소에서 주총을 여는 업체들은 비엔디와 인디시스템 한국슈넬제약 쓰리소프트 야호커뮤니케이션 엔블루와이드 코디너스 등 약 30개다. 청담동의 프리마호텔도 선호하는 장소다. 고려포리머와 플래닛82, 도움이 주총을 이 곳에서 개최한다.
중국 기업으로 최초로 한국 증시에 입성한 3노드디지탈(900010)은 올해 첫 주총을 연다. 장소는 여의도에 위치한 신영증권 대회의실. 신영증권은 3노드 IPO 주간사라는 인연이 힘을 발휘했다.
양재동의 aT센터, 양재동의 교육문화회관도 적합한 장소로 꼽는다. A업체 전무는 "이 곳이 장소는 좋지만 다른 곳보다는 자리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다른 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귀뜸했다.
B사 상무는 "증권선물거래소 등 여의도도 주총하기 적합한 장소지만 실적이 부진한 회사들은 이 곳을 피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이 쉽게 올 수 있는 장소고 `주총꾼`들도 많다 보니 부진한 성적을 낸 회사들은 오길 꺼린다는 설명이다. C사 관계자는 "매년 주총에 20명 정도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내에서 할 지 외부 공간을 빌릴지 주총 때마다 고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