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야심찬 도전이자 도박"-WSJ

WSJ "미국 車시장 불황기에 출시하는 모험"
별도 브랜드 설립없이 `현대차`로 출시는 도전
상대적으로 낮은 美시장 마케팅 능력 `걸림돌`
  • 등록 2008-01-08 오전 9:07:19

    수정 2008-01-08 오전 9:07:19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도요타의 렉서스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전세계 최고급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차를 표방한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야심차게 선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차는 8일 신차 발표회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미국시장에서는 오는 6월 제네시스를 출시한다.

WSJ은 현대차가 전세계 명차들과 경쟁하기 위해 제네시스에 고급차의 전형인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최고급차 롤스로이스에만 장착되던 하만베커사의 최고급 오디오 브랜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품질을 혁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경쟁 차종에 비해 1만달러 가량 저렴한 3만달러대(추산)에서 판매할 것으로 보여 경쟁력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WSJ는 제네시스를 출시하는 데 있어 현대차가 감수해야할 위험도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첫번째 난관은 제네시스의 출시 시점이다. 제네시스가 미국시장에 선보이는 2008년은 미국 자동차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불황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되는 시점이다. 올해 미국 시장 판매규모는 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번째 난관은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이미지이다. 도요타와 닛산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렉서스`와 `인피니티`라는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선보인 것과는 달리 제네시스는 현대차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HMA)의 조엘 에와닉 마케팅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궁극의 이미지"라며 "현대차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WSJ은 `현대차가 자사 브랜드의 개선된 평판으로 상류층 구매자를 설득할 수 있다는 도박을 하고 있다(It is gambling that an upscale buyer can be persuaded that the reputation of the Hyundai name is rising)`고 진단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마케팅 능력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망은 상대적으로 협소, 판매 지역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독자적인 전시공간에서 차량을 진열하는 것과는 달리 현대차는 같은 대리점내에서 실내장식을 달리한 공간에 제네시스를 진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예상했다.

WSJ은 그러나 약 20%의 판매마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제네시스가 올해 판매마진이 낮은 중소형차 생산을 늘리기로 한 현대차의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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