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치우고 하지"…폭설도 못 막은 한남동 `尹 탄핵` 집회

윤 지지자들, 아침부터 우비 입고 관저행
비상행동, 오후 2시부터 관저 앞 집회 재개
  • 등록 2025-01-05 오전 11:54:13

    수정 2025-01-05 오전 11:54:13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반세력이 새해 첫 주말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했다. 밤새 서울에 대설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는데도 이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대통령 지킨다”, “대통령 끌어 내린다”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 집회현장에서 밤사이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이데일리가 방문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이 오전 사이 내린 함박눈을 치우고 있었다. 양측은 이날 오후 집회를 준비하면서도 충돌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집회 중 마찰을 막고자 경찰이 길목마다 세운 철제 펜스와 육교 계단 앞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서서 “우회하라”고 안내했다. 이 일로 일부 시민은 “눈까지 오는데 길마저 막혀서 돌아가야 한다”며 불평했고, 인근 건물의 경비원들은 “눈이 오는데 막 들어와서 있으니 바닥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꽤 고생할 것이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관저로 향하는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쥔 이들은 전날 체포 반대집회가 열린 자리에 하나둘씩 모이고 있다. 육교 맞은편 거리에 마련된 찬성집회 현장에도 은박지와 핫팩으로 추위를 피하며 자리를 지키는 집회 참가자들이 있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집중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오전 10시에도 한남동 관저 인근 도로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경호처가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체포가 이뤄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헌법을 부정한 자를 처벌하자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세우는 일이고, 노동자와 시민이 이 폭설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공수처와 경찰은 지금 이 시간까지 체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 (체포를) 촉구하기 위해서 긴급하게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밤새 집회 현장을 지킨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박 상임대표는 “대통령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마음에 안 든다고 불법이니 무혐의니 하면서 집행을 무력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이들이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대해서 불법 행위하고 하면서 버티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체포될 때까지 체포·구속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전날 집회 현장에서 연행된 노조원의 조속한 석방을 경찰에 요구했다. 지난 4일 경찰은 대통령 관저 쪽으로 행진하는 민주노총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조합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조합원 2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서울 은평경찰서로 연행됐다.

한편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참가자 1만명이 참여하는 전국주일예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전날 ‘광화문 선언문’을 통해 “헌법 제13조에 따라 동일한 사건을 재탄핵 할 수 없으므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위 권위인 국민저항권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총리 및 내각을 즉시 원상복귀 할 것을 선언한다”며 “계엄령 선포와 해제는 헌법적으로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긴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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