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밤,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 JTBC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뒤 당시 국민의힘 의총장 상황이 담긴 녹취 내용을 보도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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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계엄 해제와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던 A의원은 한 전 대표가 당론을 거스르고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건 문제라고 말했다.
A의원은 “(의총) 과정을 거치고 당 대표 자격으로 의견 표명 하시는 게 맞지 않습니까”라고 따졌고, 한 전 대표는 “의총이라든가 이런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당 대표로서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탄핵안 가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5명이 탄핵안에 반대, 12명이 찬성, 11명이 기권 혹은 무효표를 던졌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친한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며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친윤계인 B의원은 “저는 한동훈 대표님이 더 이상 당 대표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부적절하다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그만두셔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을 아주 오래 전부터 해왔다. (탄핵안이) 누구 때문입니까!”라고 주장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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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가 “여러분, 비상계엄을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하자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쏟아졌고, 이때 한 대표에게 물병을 던진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C의원은 “탄핵에 반대하지 않은 23명을 색출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도 “(이탈표) 23분이 함께 움직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우리가 색출한다 이런 말은 저는 안 맞는 것 같다. 그 23분은 어떤 분의 뜻을 따라서 저는 움직였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결국 한 전 대표가 사퇴하면 된다고 하자 또 다른 친윤 의원은 당 대표 사퇴를 투표에 붙이자고 제안했다.
반면 친한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친한계 E의원은 “저희가 지금 다 같이 모여서 당 대표에게 끝까지 분풀이하는 모습까지 국민들에게 보여야 하겠느냐”고 지적했지만 “무슨 소리야!” “아니에요!”라는 고성이 돌아왔다.
한 전 대표는 끝까지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저런 X을 갖다가 법무부 장관을 시킨 윤석열은 제 눈 지가 찌른 거야”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편 한 전 대표는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인 지난 16일 대표직에서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