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풍선 갈등' 속…美 하원 의원들, 18일 대만 방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하원의 ‘미국과 중구공산당 간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대만을 방문한다.

(사진= 로이터)

이날 대만 중앙통신사가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로 칸나 하원의원이 인솔하는 대표단은 대만 방문 기간 차이잉원 총통과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등을 만나 양국 간의 경제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실리콘 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하는 칸나 의원은 현지 인터뷰에서 “주목하는 것은 대부분 경제, 즉 반도체와 제조업을 이곳으로 유치하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 동안 ‘하나의 중국’ 정책에 관해서도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침입 논란으로 촉발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이 연기된 가운데, 이번 대만 방문 일정과 관련해 그는 “풍선 사건 이전 이미 계획돼 있었기 때문에 취소할 경우 잘못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칸나 의원을 시작으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잇따를 것으로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공화당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 하원 대표단이 올봄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고,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올해나 내년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37명의 미국 의원이 대만을 방문했다. 이는 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치이다.

대만을 자국 영토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 측 인사들의 대만 방문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체이스 부차관보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우리는 일관되고 명확하게 미국과 대만의 당국 간 왕래와 군사적 연계를 결연히 반대해왔다”며 “대만 문제 개입과 대만 해협의 긴장 조성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 고위 관료들의 잇따른 대만 방문이 최근 인적 왕래와 통행 재개로 조성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해빙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다음주 대만의 우자오셰 외교부 장관등이 미국을 방문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비밀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