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온라인 공연이 진화하고 있다. 무대의 매력을 온라인과 영상 특성에 맞춰 보여주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중이다. 대기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관객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가 하면, 공연의 성격을 잘 살린 영상 편집으로 기존 온라인 공연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지난 17일 오후 4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온라인 공연 직전 화면. 공연 전부터 채팅방을 통해 관객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제작사는 공연장 대기실에서도 배우들이 이 채팅창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했다(사진=‘젠틀맨스 가이드’ 온라인 공연 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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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공연장에서 만나지는 못하지만 안방 1열에서 환호도 해주시고 박수도 마음껏 쳐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7일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온라인 실황 생중계를 앞두고 배우 최재림이 대기실 앞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관객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공연 시작 직전 바쁘게 움직이던 배우들도 카메라 앞을 지나갈 때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과 소통했다. “뭐야?”라며 등장한 배우 박은태가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짓자 채팅창에는 “공연을 기다렸다”는 반가움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지난 8~10일 진행한 온라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15~17일 추가로 온라인 공연을 마련했다. 관객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바로 대기실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한 배우들과의 직접적인 소통 때문이었다. 배우들은 공연 시작 전과 인터미션, 그리고 커튼콜 이후 대기실 앞 카메라를 통해 관객에게 직접 인사말을 전하고 채팅창에 올라온 반응을 확인했다. 기존 온라인 공연에서 한계로 지적됐던 배우와 관객 간의 소통을 대기실 카메라가 대신한 것이다.
17일 공연에서도 관객들은 채팅창을 통해 “인터미션 때 대기실을 보여줘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들은 “2주 뒤 꼭 (공연장에서) 보고 싶다”며 관객에게 감사를 전했다. 공연제작사 쇼노트 관계자는 “실시간 생중계라는 점을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기실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채팅창을 볼 수 있도록 했다”며 “배우들도 공연 중간중간 채팅창을 통해서나마 관객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무척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 뮤지컬 ‘시데레우스’의 온라인 공연 안내 이미지. ‘시데레우스’는 지난달 30일 온라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18일 재공연을 결정했다(사진=제작사 랑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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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특성을 살린 영상 편집으로 화제가 된 작품도 있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지난달 30일 온라인 공연을 중계한 뒤 마니아 관객들 사이에서 “역대급 온라인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관객들의 재공연 요청이 잇따르면서 18일 다시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
‘시데레우스’가 ‘랜선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3분할 화면’ 편집이었다. 3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공연인 만큼 배우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배우들의 얼굴이 잘 드러나는 3분할 화면으로 담아낸 것이다.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의 디테일한 감정 표현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제 공연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작사 랑의 안영수 대표는 “‘시데레우스’는 등장배우 3명의 자리가 구분돼 있는 공연이라 전체화면으로 보면 심심할 수 있어 클로즈업과 분할 화면 등을 활용했다”며 “공연을 공연장에서 보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은 다르기에 연출과 영상감독이 공연 특성을 영상으로 잘 담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온라인 공연의 다양한 시도는 올해 더욱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공연 영상화와 온라인 공연은 올해 더 많이 시도될 것”이라며 “영상을 통해 무대 체험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