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직고용 갈등…"운으로 얻어 걸려" vs "전문성 키우고 격무 버텨"

인천공항 취준생 "직고용에 충격…공부할 의욕 잃어"
"정규직화 동의하지만 노력 아닌 운으로 얻어서야"
보안검색노조 위원장 "우리도 상처…일반직 일자리 안 뺏어"
"5000만원 임금, 알바생 채용 등 가짜뉴스…수사의뢰"
  • 등록 2020-06-25 오전 8:00:22

    수정 2020-06-25 오전 8:09:0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실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정규직이) 거저 얻어 걸려선 안된다”, “우리도 충분히 전문교육을 받았고 힘들게 비정규직으로 일해왔다. 운으로 된 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공사 정규직 1400명보다 많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뒤 취업준비생 등 청년층의 반발이 거제지고 있다. 반대로 해당 보안검색 요원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직원들이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년 정도 인천공항공사 공채를 준비해 왔다는 한 취준생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상반기 채용시험 준비를 하다가 이 소식을 듣고 박탈감과 허탈감을 느꼈고, 이 정도로만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공부할 의욕을 잃었다”며 “다른 준비생들도 비슷한 생각들”이라고 밝혔다.

이 취준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우리도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실력이나 노력에 의한 취업이 아니라 거저 운으로 얻을 수 있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공사 취업을 위해 매일매일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비정규직들이 하루 아침에 정규직이 된다면 동기 부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보안검색 비정규직들도 노력하고 경험을 쌓았다곤 하는데 이는 어떠한 비정규직도 다 하는 일”이라며 “이 사태의 본질적으로는 역차별이라고 본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 공채 경쟁률이 최고 200대1에 이른다고 한 이 취준생은 “지금까지 보안검색분야는 공채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 정규직 공채를 했다면 경쟁률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공기업은 총액인건비를 할당 받기 때문에 이들 정규직이 한꺼번에 늘면 전체 인건비가 줄어들어 사무직 등 다른 정규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 방침) 철회가 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원형 인천공항공사 보안검색노조 공동위원장은 “마음이 너무 아프고 우리들도 이런 반발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취준생들의 노력을 부정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공사 일반직이 아닌 별도직으로 전환되는 것이라 그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러 루머들도 퍼지고 있다”며 “별도 채용이 이뤄지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업무라 아르바이트생들이 하는 일이 아닌데도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고 당초 공사측과의 합의에서도 직접고용 대상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임금을 유지한다고 했던 만큼 3600만~38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하루 아침에 5000만원을 받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픈채팅방에서의 명예훼손 등에 대해 변호사를 통해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취준생 입장도 이해하지만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밀려오는 승객들 처리를 위해 6시부터 점심시간까지 화장실도 못가고 업무하고 있다”며 “항공보안 교육도 40시간씩 받고 입사 후 1년 정도 교육을 받고 매번 평가도 받는 등 전문성도 쌓고 있는 만큼 우리가 공항 성장에 기여한 측면도 인정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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