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환율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주초 경기회복 지연과 기업실적 부진 우려감이 작용하면서 증시가 급락했고, 환율은 하루동안 무려 32원이 오르며 1315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나흘연속 하락하며 50원이상이 빠지면서 급등분을 반납했고, 한달여만에 종가기준으로 가장 낮은 1259원으로 한주를 마무리했다. 환율이 급등분을 되돌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증시랠리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영향이 크다.
수급측면에선 증시조정 가능성에 베팅하며 달러매수에 나섰던 역외세력이 증시가 랠리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다시 달러를 내놓으면서 환율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환율이 1250원 후반에서 하락을 멈출 수 있었던 것은 단기하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과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꾸준했기 때문이다.
이번주도 환율은 증시 움직임과 동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요기업의 본격적인 어닝시즌 돌입은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CIT그룹 융자지원협상도 변수다.
지난주 증시랠리가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선반영됐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주 추가 랠리에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오는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열릴 버냉키 미 연준(FRB) 의장의 반기 의회보고도 예정돼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대북관련 리스크는 한동안 환율 영향력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예의주시해야 하는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지난주 대규모 순매수한에 나섰던 외국인의 주식시장 움직임과 해외펀드 관련한 매물유입 가능성, 20일 STX조선해양 BW 청약 물량 환급일 등이 주목된다. 또한 24일 발표될 2분기 GDP성장률도 경기회복 가능성을 체크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반면 1200원 초중반대에서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출회되고, 추가적으로 달러를 팔기에도 부담스러운 레벨이라는 점은 환율하락을 제어할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12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경우 정부가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있다.
20일 이데일리가 외환시장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주 환율의 예상 거래범위 평균은 1243~1278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사는 20일 오전 9시17분 이데일리 유료서비스인 `마켓프리미엄` 및 `마켓포인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다음은 전문가별 코멘트.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외국인들의 주식 대량매수로 인해 역외세력의 달러매도세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증시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가 이어졌는데 증시가 짧은 조정으로 끝났다. 이로 인해 역외세력이 당황하면서 롱(달러매수) 포지션 청산에 나섰고, 달러-원 환율도 나흘동안 50원 가량이 하락하게 됐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역외에서 달러를 급하게 처분할 수 있고, 달러 매수세력도 실종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쉽게 1200원 초중반까지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 미국증시가 실적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지만 환율은 하향분위기로 큰 추세는 잡힌 것 같다.
-예상범위 1230~1270원
◇김장욱 신한은행 과장
환율은 1200원대의 박스권을 나타낼 것이다. 1300원대가 지지가 됐다면 환율이 상승장이 형성될 수 있었는데 외적인 불안요인이 사그라들면서 상황이 반대방향으로 바뀌었다.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의 경기전망이 하루하루 업치락뒤치락 바뀌고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환율의 박스권 상단이 아래쪽을 향하는 분위기다. 저점이 1250원대가 지지된 것이 변수이지만 환율은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환율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해외발 변수에 주목할 만 하다.
-예상범위 1250~1280원
뉴욕증시 흐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뉴욕증시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전제하에 본다면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얼마전까지 달러를 사는 분위기에서 거꾸로 달러는 파는 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도 환율의 하락압력을 주고 있다.
다만 전저점에서는 추가적으로 달러를 팔기는 부담스럽고 개입 경계감도 있다. 주식시장이 마이너스로 전환하지 않는 상태에선 환율이 위쪽으로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많지 않아보인다. 만약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환율은 1260원대가 저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상범위 1250~1280원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
기업실적 발표와 미 CIT그룹 융자지원협상에 대한 관망, 그리고 박스권 하단 접근에 따른 저가 매수세의 유입이 이번주에도 이어지면서 급속한 하락은 어느 정도 제한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1200원 중반을 중심으로 한 레인지 내에서 등락하며 이후의 재료에 따라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여진다.
-예상범위 1245~1280원
◇임재형 부산은행 차장
지난주 급등락 이후 박스권내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시즌이 어어지면서 그 결과에 따른 국내외 증시 동향과 국내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지 여부에 따라 박스권 하단 이탈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단기 저가인식으로 인한 저가매수세와 결제수요 및 단기급락에 따른 레벨부담감, 1250원대 이하에서의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 등은 하락폭은 제한할 것이다. 24일 발표예정인 GDP성장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상범위 1240~128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