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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중국)=이데일리 SPN 정유미 통신원] 일부 팬의 스타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중국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얼마전 홍콩 스타 유덕화(류더화)를 좋아하던 딸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과 장기까지 팔아 모든 것을 희생했던 한 아버지의 자살은 중국 전역을 충격으로 몰았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유덕화 외에 다른 스타의 팬들에서도 이런 비정상적인 집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스타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한 개인이 목숨을 끊고 가족이 붕괴되는 상황을 단지 일부 개인의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해마다 스타 극성팬들의 자살 사건 발생
연예계 스타 극성팬의 자해 및 자살 사건은 최근 중국에서는 거의 해마다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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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에도 8월 가수 장전악(짱쩐위에)을 사모하던 대만 여대생이 목을 매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렇게 스타 동경 현상이 지나치다 보니 목숨까지 끊는 경우는 아니어도 스타들이 종종 거리에서 난처한 상황을 자주 당한다.
성룡 장백지 등의 스타들이 야외 이벤트나 인터뷰 때 팬으로부터 갑작스런 기습 포옹이나 키스를 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인기스타 콘서트 보러 20~30 시간 기차 이동, 거리 노숙 불사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는 자신이 흠모하는 스타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면 소규모 콘서트 한 번 열리지 않는 도시들도 많다.
그래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홍콩, 타이완 등에서 인기 가수의 공연이 열릴 때면 기차로 20~30시간씩 이동해 거리에서 노숙하며 공연을 기다리는 청소년 팬들의 모습을 어렵지게 볼 수 있다.
최근 온라인 매체 ‘중국신문망’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들 중 34.5%가 숭배하는 스타가 있고, 그 중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49.3%에 달했다.
◇ 스타 선발대회 참가하러 다이어트 하다 목숨 잃기도
이렇게 스타에 대한 동경과 흠모가 높다보니 스타를 꿈꾸는 열기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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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는 아마추어 가수 선발 프로그램인 ‘슈퍼걸(차오지뉘싱) 선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송사 현직 아나운서가 사표를 내 물의를 빚었다.
또한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실시하다 목숨을 잃은 10대 소녀도 있다.
현재 쌍둥이 여성 듀오 ‘트윈스’를 비롯한 중국 인기 스타들이 이번 자살사건과 관련해 유덕화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연예계에서는 극성팬들의 잘못된 행동을 규탄하고 자정을 촉구하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한편, 최근 히트곡 ‘라오슈아이따미’를 불러 유명해진 가수 양천깡은 이와 달리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양천깡은 “나 역시 노래가 성공하기 전에는 평범한 팬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유덕화의 극성 팬 모녀에게 2만 위안(약 240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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