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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해당 연구 보고서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정규과정 편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미 교육현장에선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제안이다. 현행 교육과정은 초3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어 초 1~2학년은 영어교육 공백기에 해당하며 이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다.
연구 보고서는 “7세 이전에 유치원 방과후수업, 영어학원, 과외, 영어유치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 사교육이 시작되는데 초등 입학 후 1·2학년에는 영어 정규과정이 없다”며 “이러한 영어교육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1부터 영어 정규교육을 편성하고 수준별 수업을 실시한다면 공교육에서의 영어교육 부재로 인한 사교육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 유아 대상 영어학원(일명 영어유치원) 수요는 커지고 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019년 615곳에서 2023년 843곳으로 약 33% 증가했다. 반면 전국의 어린이집은 2018년 3만9171곳에서 2022년 3만923명으로 21.1%가, 유치원은 같은 기간 9021곳에서 8562곳으로 5.1%가 감소했다.
연구 보고서에는 전국단위의 학력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담겼다. 학생들의 학력을 정확히 진단, 이에 대한 학습지도가 뒷받침돼야 사교육이 경감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현재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시행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원래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평가로 진행됐지만 2017년부터 3% 표집평가로 전환했다. 보고서는 이를 전수평가로 다시 환원, 전체 학생 대상의 학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박남기 교수는 “의사도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알맞은 처방을 내리듯이 교사도 학력을 정확히 진단해야 해당 학생의 학습부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전국단위의 학력평가 실시 의견에 찬성했다.
국교위 관계자는 “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총 10여 건의 정책연구를 발주했으며 이 중 중요 내용은 국교위 위원들에게 보고될 것”이라면서도 “초1·2 영어 편성 제안을 보고 사항에 포함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초1·2 영어 교과 편성은 국가교육과정을 바꿔야 가능한 문제”라며 향후 도입 여부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국교위는 교육에 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대통령 직속 행정위원회로 올 연말까지 향후 10년(2026~2035년)간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 초안을 만들 예정이다. 이번 정책연구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이전에 주요 교육 이슈인 사교육 경감에 대한 현황 분석과 의견수렴을 위해 발주했으며 연구 책임은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문수 의원은 “사교육비는 대한민국 사회의 핵심 문제이자 저출생 원인 중 하나란 점에서 국교위가 정책연구를 의뢰한 점 자체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논란이 될 사항들이 있는 만큼 국교위에서 다루게 된다면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의견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