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같은 예상은 방역부문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정 청장은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위드 코로나 1단계를 지속하거나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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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부작용 지표로 나타나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확진자, 위중증 환자의 증가는 예견됐던 사실이다. 하지만 현 의료체계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보다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데 문제가 잇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유의깊게 살펴보는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3일 48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전인 지난달 31일(발표일 기준) 332명이던 위중증 환자 수는 2주일이 지난 14일 483명으로 45.5%(151명)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매일 두 자릿수 발생하면서 지난 13일에는 32명이 사망해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역시 주말검사수 감소로 인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만 1000명대의 신규확진자를 기록할 뿐 매일 20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지속의 중요지표 중 하나인 병상 가동률도 심상치 않다. 정부는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75%를 넘으면 비상계획 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6.2%(345병상 중 263개 사용)다. 인천도 79개 병상 중 60개를 사용해 75.9% 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지역은 서울·인천보다는 낫지만 71.9%로 높은 편이다.345개의 확보 병상 중 263개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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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행사·극장 내 취식 물 건너가나
정부는 지난 1일부터 6주(4주 시행+2주 평가) 간격으로 위드 코로나를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현재 1단계에서는 생업시설의 운영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내달 13일부터 시행예정인 2단계에서는 대규모 행사개최가 가능하고 유흥시설 등의 영업시간 제한 해제, 영화관 등에서의 취식 가능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추가접종의 속도를 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6일 비상계획 발동 조건과 방역지표 등 세부조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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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풀었나?”…빗장 다시 잠그는 유럽
우리보다 위드 코로나를 일찍 시작한 유럽도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일부 국가의 경우 다시 빗장을 걸어잠그는 모양새다.
지난 9월 25일 방역조치를 해제했던 네덜란드는 두 달로 지나지 않아 최소 3주일간의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1만6000명을 기록해서다.
네덜란드는 식당, 주점, 카페, 슈퍼마켓은 오후 8시에 영업을 종료토록 했고 비필수 업종의 상점은 오후 6시까지만 영업을 허용했다. 일반 가정에서도 손님의 방문을 4명까지만 허용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재택근무를 하라고 정부는 권고했다.
오스트리아도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봉쇄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일부 주 정부에서는 생필품 구입과 운동, 병원진료와 같은 필수행위를 제외하면 백신 미접종자는 집 밖을 나설 수도 없도록 하고 있다.
미국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직 연방 보건당국의 추가접종 지침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 일부 주 정부에서는 추가접종대상을 확대키로 결정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