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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감사는 고액연봉이 보장되고 권한도 막강한 자리다. 감사의 임기는 회사별로 2~3년 정도 보장되며 상황에 따라 연임되기도 한다. 연봉도 수억원대다. 통상 국책은행을 포함한 공공기관 감사는 관료 출신, 시중은행이나 보험권을 포함한 민간 회사의 감사는 금융감독원 출신 올드보이(OB)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저축은행 사태, 관피아 논란이 커졌던 세월호 참사 이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퇴직 관료와 당국의 유착 속에서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여론 때문이다.
하지만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앞세워 금융회사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역설적으로 금융당국 출신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금감원 출신 올드보이(OB)는 업무 전문성을 갖춘 데다 검사를 받는 회사 입장에선 이들을 바람막이처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 금융권 감사에 도전했던 한 인사는 “금감원 출신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벌써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감사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에게 쓴소리를 해야 하는데, 자신을 뽑아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지적이다. 또 친정인 금감원에 업무 청탁을 하는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사모펀드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며 “금감원 OB의 재취업을 바라보는 여론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