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참 안타깝고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고 탄식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의암호 중도 부근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 대책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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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1시 30분께 의암호 중도 부근에서 경찰순찰정, 춘천시 행정선, 작업선 등 선박 3척이 잇따라 전복되어 5명이 실종되고, 1명은 숨졌으며 1명은 구조됐다. 춘천시와 소방, 경찰, 군부대 등 수색당국은 7일 오전 6시 일출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다.
전날 오후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상황을 보고받은 후 정 총리는 “장마가 오고 나서 실종자가 많다”면서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댐이 방류 중인데도 경찰정이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려다가 침몰한 데 대해 “그땐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 너무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규모가 작은 춘천시청 행정선박에 기간제 공무원들이 너무 많이 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느냐. 잘 좀 하라”고 담당자들을 질책했다.
정 총리는 “소방이나 경찰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수시로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은 정부의 수색 작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녹을 먹는다는 분들이 부끄럽지도 않느냐” “총리님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느냐” “이런 날씨에도 윗선의 작업 지시가 있었으니 현장 공무원들이 배를 띄웠을 것이다”며 정 총리를 향해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총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생겨 아까운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실대로 조사해서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또 “일단 실종자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자초지종을 제대로 조사하겠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그는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실종자를 구조하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