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화려한 뮤지컬부터 클래식·국악공연까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연령·장르·할인혜택별로 골라서 볼 수 있는 공연이 쏟아진다. 그야말로 ‘취향저격’이다. 어린이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겨냥해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을 만한 공연을 추렸다. 공연계 관계자는 “극장 경험은 아이의 생각을 풍성하게 만들고 관람 예절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한다”며 “공연을 본 뒤 부모와 나누는 대화도 사고력·상상력을 자극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공연장 나들이가 처음인 아이라면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뮤지컬이 제격이다. 뮤지컬 ‘어른동생’은 쉽고 신나는 멜로디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유쾌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한국출판문화상 대상을 받은 송미경 작가의 어린이동화집 ‘어떤아이가’에 수록한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다.
| 뮤지컬 ‘어른동생’의 한 장면(사진=으랏차차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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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철학적이다. 어른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는 어디고 둘을 나누는 기준은 과연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어른동생 관계자는 “처음 공연을 접하는 아이는 극장의 암전을 무서워할 수 있으니 사전에 설명하고 출입구와 가까운 좌석을 예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클래식도 찾아온다. 롯데콘서트홀은 5일과 6일 양일간 쉽고 재밌는 해설을 곁들인 ‘어린이날 콘서트’를 연다. 1부는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을, 2부는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를 들려준다. 각각 지휘자 최영선과 리코디스트 염은초가 해설을 맡는다. 특히 염은초는 작년 MBC 인기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꽤 얼굴을 알린 연주자다.
무료 ‘동요콘서트’도 열린다. 예술의전당은 6·7일과 13일 오후 5시 전당 야외무대에서 ‘동요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한다. 2014년부터 총 9회에 걸쳐 2만여명이 관람한 5월 대표 공연이다.
세종문화회관도 빠질 수 없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은 5일과 6일 ‘와우! 클래식 앙상블’을 선보인다. 지난해 공연에서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함께 편성한다. 피아니스트 이화경과 목소리배우 최정선이 참여한다. 국립극장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린이음악회 ‘아빠사우루스’를 14일까지 KB하늘극장에 올린다. 지난해 11월 초연 당시 98.9%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인기작이다.
| 안산거리극축제 개막작 ‘안安寧녕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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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럽거나 활동이 많은 아이라면 거리로 나설 만하다. 5일부터 7일까지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경기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열린다. 14개국 76개 공연팀이 참가해 116편을 선보인다. 개막 프로그램인 ‘안安寧녕2017’은 시민참여형 길놀이로 저글링, 타악기 연주 등을 결합했다. 고공줄타기를 비롯해 불꽃을 따라 배우와 관객이 함께 이동하는 퍼레이드형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부모 혹은 친구·연인과 함께 볼 만한 공연도 많다. 배우 이순재·정영숙·장용·오미연 등이 출연하는 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28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평범함에 숨어 있는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배가압류’와 ‘세월호’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연극 ‘노란봉투’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벚꽃동산’ ‘지상 최후의 농담’ 등 공식선정장 10편을 상연하는 ‘서울연극제’도 28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