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운용이 구멍가게 수준인가

  • 등록 2016-08-24 오전 6:00:00

    수정 2016-08-24 오전 6:00:00

국민연금기금 운용본부 직원들이 규정 위반이나 엉터리 투자로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숱하게 문제점을 지적받고도 여전히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대대적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된 직원들에게 경고 또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는 국민연금공단을 잘했다고 칭찬하기에 앞서 우려가 앞서는 것이 그래서다.

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주식·채권 투자, 부동산 등 대체투자, 운용 전략과 내부 통제 등 다방면에 걸쳐 허점을 드러냈다. 주식 초과보유 금지규정을 어겼으며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투자 운용보수를 멋대로 지급하거나 수익률이 저조한 위탁운용사에 대해 경고나 자금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거래한 사례도 드러났다. 준법 감시인의 승인 없이 외부 이메일을 쓰는 등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보안의식도 지적됐다.

국민연금은 올 5월 말 현재 무려 533조원을 굴리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으나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 결여가 번번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1999년 독립시켰으나 성과는 별무신통이다. 투명성과 전문성은 수익률로 직결된다. 국민연금을 노후의 최후 보루로 삼고 있는 대다수 국민이 기금 운용에 비상한 관심을 쏟는 이유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2045년께 적자 전환에 이어 2060년 완전 고갈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그동안 정설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예상수익률을 크게 부풀린 장밋빛 전망이며 실제 고갈 시기는 그보다 10년 정도 앞당겨 잡아야 한다는 게 감사원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의 판단이다. 게다가 초저금리 시대까지 닥쳤으니 상황이 더 나빠질 게 뻔하다.

기금 운용을 둘러싼 잡음이 자꾸 새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부 감사가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이 나섰다면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이 불거졌을 것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해선 안 된다. 5조 4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우조선에 2400억원이나 물리는 식의 아마추어 투자로 역량과 도덕성을 또다시 의심받는다면 기금의 공사화 등 외부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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