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모(27)씨가 중고나라 물품판매 사기 피해자들에게 보낸 협박성 문자(왼쪽)와 차씨가 판매사기를 벌인 품목들의 일부. 서울 중랑경찰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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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인터넷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이른바 ‘먹튀사기’ 범행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20대 남성이 또 같은 범행을 저지르다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상품 구매를 원하는 게시글을 보고 연락해 온 사람에게 물품은 보내지 않고 돈만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차모(27)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5월부터 이달까지 호골주(호랑이 뼈로 담근 술)에서 빅뱅·임창정 등 유명가수의 콘서트 티켓, 항공권, 전자기기, 중고서적 등의 구매 의사를 밝힌 173명을 대상으로 총 59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차씨는 동일 범죄로 2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해 3월 출소했다가 다시 판매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재판 도중 같은 범행을 또 저지른 것이다.
차씨는 실제 물품을 갖고 있지 않은 채 “시중가격 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신분을 의심하는 피해자에게는 포토샵을 이용한 합성 신분증을 보여주고 합성한 사기물품의 사진을 문자로 보내기도 했다.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게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더치트’ 사이트에 휴대폰 번호 등을 올리면 돈을 안 주겠다”는 문자를 보내는 등 협박도 했다.
부산의 한 대학을 중퇴한 뒤 일정한 직업없이 지내온 차씨는 도박으로 탕진한 돈을 충당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계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83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발견했다”며 “여죄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 계좌확보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