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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채무자인 상황에서 시의 채무를 줄인다는 게 어폐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집안 식구들에게 미안하지만 시민운동과 인권운동을 하면서 제가 있던 단체는 늘 부자가 됐다”고 답했다. 자신은 비록 돈을 벌지 못했어도 참여연대나 아름다운 재단 등 자신이 만든 시민단체는 흑자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중국 송나라의 명재상인 범중엄(范仲淹)의 명언을 빌어 “‘천하의 근심거리를 먼저 걱정하고 천하가 태평해진 다음에 마음을 놓는다’는 말씀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장을 그만 둔 뒤에 열심히 일하면 다 갚을 수 있다”고 웃음 지었다.
평소 드라마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는 박 시장은 최근 ‘별에서 온 그대’를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박 시장은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100년 전 과거로 돌아가 한양도성을 온전히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가 유네스코 문화재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은 일제 강점기 당시 훼손돼 온전히 복원할 수 없는 구간이 여러 곳이다.
박 시장 취임 후 시청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많았다. 몰아치듯 쏟아지는 일감들 때문이었다. 하루에 2~3건씩 시장지시 사항이 떨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담당 부서에 밤낮없이 민원을 전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1971년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사법연수원(제12기) 수료 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임용됐다. 1년여만에 검사복을 벗고 변호사로 전업한 뒤 시민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