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개인 투자가들은 빌린 주식매도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큰 자금을 굴리는 회사들은 올라간다고 보았는데 혹시나 떨어지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매수와 빌린 주식매도를 적당한 비율로 조정해 나가면서 적정한 수준의 손익을 조정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예상 외 손실에 대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자산 투자에서 예상과 다른 일이 일어나 큰 금액의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알기 쉬운 것으로는 주식투자에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채권투자에서는 보증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헷지라고 부른다. 당연히 헷지에는 비용이 따른다. 그리고 헷지 비용은 최소한이 되기를 바란다. 최소의 비용으로 헷지를 한다는 것은 이 시나리오가 작동할 경우 작은 돈으로 큰 수익을 본다는 말이다. 즉 헷지 대상 상품 속에 투기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헷지와는 상관없이 투기적 목적으로 이런 상품에 투자하는 회사도 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으로 80여년 만에 엄청난 비가 오고 홍수가 났다고 하자. 점점 강가로 내려와 싼 보험을 들고 지은 집들이 강물에 휩쓸려 가고 있다고 하자. 보험회사들은 이 손실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재보험을 들려고 해도 이를 받으려는 회사가 없다.
미국 정부는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라는 모기지 인수 및 보험회사가 이런 상태에 빠지자 발빠르게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이렇게 하지 않기도 어렵다. 이 두 회사는 미국 전체 모기지 시장 12조 달러 중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엄청나게 큰 회사다. 한국은행도 보유준비금을 이 회사 부채에 투자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이 잠시 흔들렸던 적이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필자에게는 이런 조치가 미국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 찾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만큼 미국이 지금 위급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로 보인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