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가고 머니마켓의 시대가 왔도다!`

  • 등록 2006-10-23 오전 9:16:28

    수정 2006-10-23 오전 9:16:28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IT버블이 붕괴되던 2000년. 차세대 워렌 버핏을 꿈꾸던 수 많은 `워렌 버핏 워너비`들은 일순간에 부동산 거부 도날드 트럼프의 추종자로 변신했다. 머니마켓에 투자했던 돈을 모두 긁어 부동산에 쏟아부었다. 거주가 아닌 투자를 위해서.

그 후로 6년. 도날드 트럼프의 후예들은 땅을 치며 후회중이다. 미국의 주택경기는 급격히 침체돼 미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주택값은 계속 하락하고 여유로 사 놓은 부동산은 비어있고, 호가도 계속 내리는 중이다.

CNN머니는 20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이제 다시 머니마켓에 투자할 때`라고 권고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수익률을 고려할 때, 과거에도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더 좋은 투자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주택경기 둔화..`포트폴리오 바꿔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투자용 주택구매는 지난 2005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독세대의 주택개조 비용은 4년간 66%나 급등하는 등, 부동산 개발에도 돈이 몰렸다.

반면 같은 기간 머니마켓에서는 엄청나 돈이 빠져나갔다.

모간 자산운용의 존 노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T버블이 꺼진 뒤 주식 뮤추얼 펀드 규모는 1990년대 초반 수준과 극히 일부분 밖에 안됐다"며 "빠져나간 자금중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들어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제 부동산시장이 다시 본격적인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 더 많이 오르고 인기있던 지역일 수록 무서운 속도로 냉각되고 낙폭도 더 크다.

게다가 과거에 조차 주식시장의 장기적 수익률이 부동산 수익률보다 높았다. IT버블 붕괴 후 주식시장이 장기간 부진하진 했지만, 투자기간을 10년, 20년으로 늘리면 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률이 부동산보다 훨씬 높다.(표 참조)

◇`부동산 팔고 머니마켓 노려라`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주택경기 하락 기조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만약 당신이 살기 좋은 집을 하나 가지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감당할만 하고 이사갈 계획이 없고 주식과 채권도 일부 소유하고 있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거주지 외에 몇몇 투자용 주택을 갖고있고 주식과 채권 등 머니마켓에서 돈을 뺀지 오래라면, 지금이 투자포트폴리오를 바꿀 때다. 부동산과 같은 대형 자산에 올인하는 것은 단기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위험도 너무 크다.

재정 관리사인 스테이시 프란시스는 `작은 집을 사고 투자용 부동산은 팔고 채권을 사라`고 추천한다. 그녀는 "늙어서까지 주택담보대출 비용을 갚느라고 끙끙댈 필요가 없다"며 "과도한 부동산을 정리하고 채권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채권은 여타 자산들에 대한 헤지성격을 가지고 있다. 경제가 둔화되면 집 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채권시장은 강세를 나타낸다. 또한 다른 자산보다 더 안정적이며 변동성이 낮은 이윤을 안겨준다.

프란시스는 장기 채권 펀드보다는 최근 금리가 더 높고 변동성도 더 낮은 단기 채권 펀드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상품으로는 FPA 뉴 인컴과 하버 본드 등을 추천했다.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경제학 교수는 "단기 금리가 올라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 더 떨어졌다"며 "머니마켓을 일시 정차하는 주차장 정도로 생각해 왔지만, 이제 진짜 오래 머무를 투자처로 생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부동산 옵션·REITs 등도 유망

더 공격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선물·옵션에 투자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부동산 풋옵션에 투자할 경우, 해당 지역 주택 값이 하락하면 풋옵션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트레디션 파이낸셜의 부동산 파생상품 담당자인 프리츠 시벨은 "부동산 풋옵션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있어 일종의 보험"이라며 "보유 부동산 가치의 4~5% 정도를 풋옵션에 투자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소유·운용하는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도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REITs는 일반 주식과 같이 변동성이 크지 않고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좋은 분산투자 수단이다.

써밋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킴 딧넘은 "포트폴리오 중 5~15%를 REITs와 같은 상품에 투자하라"며 "특히 미국보다 벨류에이션이 낮은 해외 REITs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코헨 앤 스티어스 인터내셔널 리얼티 펀드를 그 예로 들었다.

에드워드 존슨의 케이트 원 시장 전략가는 REITs중에서도 주택보다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 쇼핑센터를 운영하는 킴코 리얼티와 사무실 빌딩등을 운영하는 듀크 리얼티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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