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정말 마술이다, 마술.” TV에서 봤던 광고는 컴퓨터 합성이 아니었다.
타이거 우즈는 웨지로 볼을 튀기다가 공중에서 그대로 샷을 날리고, 멀리 떨어진 창문을 아이언 샷으로 차례차례 깨뜨리던 샷 묘기가 모두 ‘실제 상황’이었음을 한국에서도 입증했다.
13일 제주 라온GC(파72·6957야드)에서 열린 MBC라온건설인비테이셔널 스킨스게임 나이키골프클리닉 행사. 우즈는 “평소엔 샌드웨지, 8번 아이언, 4번 아이언, 3번 우드, 드라이버 순으로 몸을 푼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시간 관계상’ 샌드웨지와 7번 아이언만으로 간단히 몸을 풀었다.
샌드웨지로 118야드를 날린다는 우즈는 가볍게 ‘100’ 표지판을 향해 샌드웨지 샷을 날렸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볼은 표지판에 미치지 못했다. 잠시 후 가볍게 날린 드라이버 샷도 ‘300’ 표지에 못 미쳤다.
그 원인은 행사가 끝난 다음에야 진행요원들이 ‘야드’로 표시해야 할 거리를 ‘미터’(1야드는 약 0.9미터)로 표시하면서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100야드 표지판이라고 생각하고 샷을 했으니 우즈의 볼은 100m 훨씬 앞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런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아채고도 남았을 우즈는 “이제 늙어서 거리가 줄어든 것 같다”고 눙쳤고, ‘미숙한 준비’는 갤러리의 폭소에 묻혔다.
이어 아마추어들의 샷을 교정해 준 뒤 멋진 기술 샷 시범에서 30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은 좀처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7번 아이언으로 두 개의 타깃 사이를 지나 40미터쯤 왼쪽으로 휘어 정확히 목표지점에 떨어뜨리는 ‘바나나 샷’은 일품이었다. 우즈는 “1개의 클럽으로 100가지 종류의 샷을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15~50m쯤 떨어진 곳의 높이 2m 지점에 가로 1m×세로 50㎝ 크기로 설치된 ‘비닐 표적’ 맞추기 시범.
MBC 방송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단한 도전’ 코너 녹화를 겸한 순서에서 우즈는 ‘총을 쏘듯’ 정확한 아이언 샷을 뽐냈다. 도전 과제는 우즈가 5개의 표적을 10개의 볼로 모두 맞히고, 5명의 패널들은 10개의 볼로 1개만 표적을 맞히면 되는 대결이었다. 우즈는 8개의 볼로 과녁을 모두 맞혔지만, 패널들은 1개도 맞히지 못했다.
이어 우즈의 특기인 웨지로 튀기기. 우즈는 웨지를 다리 사이로, 등 뒤로 돌려가면서도 볼을 떨어뜨리지 않았고, 심지어 클럽손잡이 끝에 튀기는 ‘새로운 메뉴’까지 추가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공중에 떠 있는 볼을 멋진 샷으로 날려보냈다.
우즈는 “2000번을 떨어뜨리지 않고 튀길 수 있다”며 “하지만 팔이 아파 한손으로는 1000개밖에 못 한다”고 했다. 무릎을 꿇고 날린 드라이버 샷은 250야드쯤 날아갔고, 티 대신 배꼽 높이의 ‘야구 티배팅용’ 파이프 위에 올려놓은 볼도 `야구 스윙`으로 300야드나 보냈다. `황제`만의 집중력과 숨은 기술을 보여준 놀라운 `쇼쇼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