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대선과 주가의 상관관계

  • 등록 2000-08-28 오후 12:28:47

    수정 2000-08-28 오후 12:28:47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기업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공화당 정부가 기업에 호의적인 정책을 폄에 따라 결국 주가가 오르리라는 얘기가 된다. 부시가 집권하면 항공/방위 산업에 플러스가 될 것이고, 고어가 대통령이 되면 제약업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갖고 있을 정도다. 메릴린치가 최근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것인가"라고 설문조사한 결과, 73%가 공화당 후보인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승리를 점쳤다. 7%만이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의 승리를 예견했다. 그러나 현재 판세는 딴 판으로 흐르고 있다. 런닝 메이트 선정뒤 고어의 인기가 치솟아 부시를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메릴린치의 조사는 객관적인 판세 분석이 아닌 펀드 매니저들의 희망사항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인스티넷은 미국 정치와 주가, 채권값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결론은 주가는 공화당이나 민주당 집권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의 경우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쪽이 상원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1900년부터 지금까지를 2년으로 나눠서 본 결과, 2년간의 평균 주식투자 수익률은 16.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값은 18.30%였다. 대통령의 경우, 민주당 대통령일 때가 18.49%의 수익률을 기록, 공화당 대통령일 때의 14.35%를 앞섰다. 그리고 빌 클린턴 집권 기간중에는 최장기 호황에 힘입어 38.35%를 기록했다. 공화당 대통령중 그보다 좋은 기록을 갖고 있는 인물은 1923~1928년간 대통령으로 있었던 피터 쿨리지였다. 이 기간중 민주당은 24회, 공화당은 27회나 대통령으로 있었는데, 주가가 20% 이상 빠진 횟수는 공화당이 10회, 민주당이 7회였다. 상원 장악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민주당이 장악했을 때는 15.84%, 공화당이 장악했을 때는 16.90%의 수익률을 보였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었을 때는 수익률이 17.13%였고, 공화당이 장악했을 때는 14.90%였다. 따라서 의회의 경우, 민주당이 장악했을 때 수익률이 높았다. 그러나 이들을 조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주당 대통령에 공화당 상-하원일 경우의 수익률이 26.97%를 기록한 반면, 공화당 대통령에 민주당 상-하원일 때는 15.05%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때는 수익률이 -13.47%를 기록했다. 따라서 가장 나쁜 경우는 민주당 대통령-상원, 공화당 하원인 조합이 된다. 민주당이 대통령-상원-하원을 장악했을 때의 수익률은 17.91%였고, 공화당이 대통령-상원-하원을 장악했을 때의 수익률은 12.43%였다. 결국 한 당이 행정부와 상하원을 장악했을 때보다는 분리돼 있을 때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 당이 모든 것을 장악했을 때의 수익률은 15.62%였으며, 나눠져 있을 때의 수익률은 17.34%였다. 한편 채권 가격에서는 뚜렷한 흐름이 감지된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채권 수익률이 오르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당일 경우에는 수익률이 0.38% 상승했고, 민주당이 다수당일 경우에는 0.40% 하락했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한 모든 조합에서는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는데, 민주당 대통령-상원, 공화당 하원일 때에는 1.00%나 올랐다. 그리고 공화당 대통령-상원, 민주당 하원일 때에는 수익률이 1.44% 떨어졌다. 그러나 인스티넷은 통계학적인 관점에서 그 관계가 명확한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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