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상생안 강화…점주 반응은 ‘시큰둥’
지난 31일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는 최근 ‘2025 가맹점 상생안’을 점주들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CU는 △신상품 도입 지원금 △폐기 지원금 △저회전 상품 철수 지원금 △운영력 인센티브 △상생협력펀드(대출) 금리 지원 등 방안을 올해에도 진행한다. 특히 점당 연 최대 1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신상품 도입 지원금과 연 최대 600만원을 지급하는 폐기 지원금 제도를 내세웠다.
GS25 역시 △수익 향상 △운영 환경 개선 △복지 확대를 골자로 한 2025년 상생지원제도를 발표했다. 이 중 수익 향상 항목에는 인센티브 지원 기준 확대 등이 담겼다. 18세 미만 자녀가 2명 이상 있는 점주에게 가맹비 200만원을 깎아주는 다자녀 제도도 신설했다. 의료 종합 제휴업체와 협업해 15개 비급여 의료 항목에 대한 최저가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상생협약은 편의점 본사가 반품, 폐기, 신상품 도입 등 지원에 대해 점주와 합의하는 제도다.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업계는 2018년부터 이를 시행 중이다. 보통 본사가 연말연시에 상생안을 발표한 후 점주 동의를 얻어 시행한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곧 상생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CU, GS25와 비슷하게 인센티브 확대, 점주 복지 혜택 확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CU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사가 지원과 혜택 범위를 대대적으로 늘렸다고 하는데 기존 상생안에서 이름을 바꾸고 지원폭이 조금 오른 정도”라며 “폐기 지원금 규모도 뜯어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점주들에게 꼭 필요한 전기요금 지원 등의 보편 지원은 사라지고 신제품 발주 등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항목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제품 발주가 적으면 온전히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실제 CU는 2022년부터 점주에 대한 전기료 지원을 중단했다. 대신 신제품 발주, 폐기 지원금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매장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점주에 대한 혜택을 늘리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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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GS25도 CU와 비슷한 시기 전기료 지원을 중단했다. 처음에는 야간 영업을 한 경우로 조건을 달았다가 현재는 완전히 사라졌다. 2024년부터는 신선식품 상시 폐기 지원도 없앴다. 대신 총매출 규모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물론 본사도 할 말은 있다. 점포 개별 경쟁력을 높이고 오랜 기간 성과를 낸 점주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원금 총액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항변한다. 상생안에 따른 점포의 매출 증가 효과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상생안 적용 후 신제품, 폐기 지원 대상 상품 매출은 각각 88%, 14% 증가했다.
사실 이런 흐름은 국내 편의점 산업이 처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2023년 기준 국내 5개 편의점 브랜드(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의 전국 점포 수는 약 5만 6000개다. 인구당 편의점 수를 보면 920명당 한 개꼴이다. 신규 출점 등 성장세가 둔화세인 만큼 개별 점포에 대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경쟁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아닌 노력하는 모든 점주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라며 “맹목적 지원보다 점주의 실질 매출을 올려주면서 고객 편의성을 고려하는 방향의 상생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