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브릿지론’(땅 매입 작업에 투입하는 자금)에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규모 캐피탈사가 경쟁적으로 뛰어든 브릿지론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말 73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여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 잔액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사, 카드사 등 여전사 PF 대출을 합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난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25개 캐피탈사의 PF 대출은 올해 3월 기준 20조원을 넘어섰다.
PF 대출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초호황의 산물이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급등하면서 삽만 떴다 하면 돈방석에 오르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PF대출 가운데 브릿지론은 금리가 20%를 넘어가는데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이어지면서 부실 위험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고수익 수익모델이 필요한 소형 2금융권이 대거 뛰어들었다.
브릿지론이란 시행사가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직전, 땅 매입 비용 등에 대출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부지매입에 1000억원이 들어간다면 부지를 담보로 매입 계약금(통상 매맷값의 10%)에 필요한 100억원 등을 대출해준다. 이는 본 PF로 넘어갈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고위험 고수익 대출로 분류된다. 통상 20% 이상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조달비용이 높아 고수익 사업이 필요한 소형 캐피탈사들이 브릿지론에 뛰어든 이유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기준 신용등급이 BBB인 캐피탈사의 영업자산 가운데 PF대출은 18%, 부동산담보대출은 4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담대에는 올해 이전에 실행된 브릿지론이 대거 포함돼 있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브릿지론이 본 PF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치명타다. 브릿지론에서 담보로 잡은 부지는 프로젝트 준공을 가정한 가치가 선반영돼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다. 준공이 안 되면 담보를 청산해도 자금회수가 힘들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브릿지론은 본 PF로 전환되느냐 여부가 중요한데, 최근 PF 사업이 부진한 상태”라면서 “특히 분양이 어려운 지역의 브릿지론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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