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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편들은 가사일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본가와 처가 방문순서를 융통성 있게 조절하는 등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30 “집안일 절반 분담” Vs 4050 “아내가 더 많이”
이데일리가 취업포털 사람인에 의뢰해 기혼 남녀 478명(남성 334명·여성 144명)을 대상으로 ‘남녀의 역할로 본 명절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대 기혼남성들은 집안일은 부부가 나눠서 해야 한다는 인식이 큰 반면 40~50대 기혼남성들은 아내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나와 배우자의 분담 비율이 절반(5:5)이라고 응답한 남성은 20대가 50%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32.1%로 뒤를 이었다.
반면 40대는 15.4%, 50대이상은12.9%만이 집안일 절반을 책임진다고 답했다. 40~50대 연령대에서는 ‘나와 배우자의 가사 분담비율이 2대 8’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각각 26.9%, 26.6%로 가장 높았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 74%는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이 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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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명절 당일 본가를 먼저 방문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융통성 있게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여전히 절반 이상의 기혼 남성들은 본가를 먼저 방문했다 처가로 이동하지만, 아내의 명절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처가에 머무는 시간을 더 늘리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334명의 기혼남성 중 ‘명절에 본가에 먼저 방문한 후 처가에 간다’라고 응답한 남성은 60.1%로 나타났다. 여전히 남성 위주의 전통적 가족문화가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은 연령대별 머무는 시간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30대 기혼남성 중 ‘본가에 더 오래 머무른다’고 답변한 비율은 18.8%로 50대 이상(26.4%)보다 낮았다. 오히려 ‘처가에 더 오래 머무른다’에 답변한 비율이 25%로 더 높았다. ‘비슷하게 머무른다’가 전체의 37.5%로 가장 높았다. 즉 30대 남성 10명 중 6명은 명절 당일 본가와 처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비슷하거나 처가에서 더 오래 머무른다는 얘기다.
회사원 김시원(36)씨는 “아내가 시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아무래도 커 본가에 먼저 가서 아침만 먹고 처가로 가서 하룻밤 자고 온다”며 “처가에서는 아내도 마음이 편하고 나 역시 장인·장모님이 불편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오민철(32)씨는 “처가는 서울이고 본가는 안동이다. 결혼 후 가까운 처가를 놔두고 늘 막히는 도로를 뚫고 안동에 먼저 갔는데 어느 순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족과 논의 끝에 설과 추석에 각각 본가와 처가 한 곳씩 번갈아가며 방문하기고 방문하지 못하는 부모님은 연휴기간에 여행을 보내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