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고혈압복합제 경쟁 최후 승자는?

하반기 4개 사 복합제 선보여
부장용 줄이고 복용편의성 높여
  • 등록 2016-09-08 오전 7:00:00

    수정 2016-09-08 오전 7: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1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고혈압약 시장을 둘러싼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MSD, 화이자 등이 선점하던 고혈압약 시장에 보령제약, CJ헬스케어, 신풍제약,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복합제 개량신약들이 대거 올해 하반기에 본격 출시된다.

올해 상반기에 허가된 개량신약은 모두 5개인데 이중 3개가 고혈압 복합제일 정도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간 경쟁이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혈압약은 소변 양을 늘리거나 △혈관을 느슨하게 하거나 △심장박동 속도를 줄이거나 △혈관을 수축시키는 칼슘을 막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혈압을 낮춘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두 가지 이상의 혈압약을 먹는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종류의 약만으로는 혈압을 정상 범위로 떨어뜨리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여러 종류의 혈압약을 하나로 합치는 연구를 많이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달 출시되는 CJ(001040)헬스케어의 ‘마하칸’과 신풍제약(019170)의 ‘칸데암로’, 10월 출시 예정인 종근당(185750)의 ‘칸타벨’은 혈관 수축에 작용하는 효소(안지오텐신)의 작용을 차단하는 ARB 계열의 칸데르사르탄과 혈관을 수축시키는 미네랄인 칼슘을 막는 CCB 계열의 암로디핀을 더한 약이다.

마하칸과 칸데암로는 사실상 같은 약이다. CJ헬스케어와 신풍제약이 임상 1·2상을 공동으로 진행했고, 3상 임상시험만 각자 진행했다. 이미 자체 개발한 ARB 계열의 신약 ‘카나브’를 가지고 있는 보령제약(003850)은 2013년 카나브에 이뇨제를 더한 ‘카나브 플러스’ 출시에 이어 카나브에 암로디핀을 섞은 복합제 ‘듀카브’를 지난 8월에 출시했다.

ARB와 CCB 복합제를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는 한미약품(128940). 한미약품이 2009년 만든 국산 개량신약 1호 ‘아모잘탄’은 안지오텐신 수용체 억제제(ARB)인 로잘탄과 칼슘채널차단제(CCB)인 암로디핀을 합친 약이다. 아모잘탄은 지난해 가장 많이(647억원) 팔린 개량신약이기도 하다.

로잘탄은 원래 다국적 제약사인 MSD가 ‘코자’라는 이름으로 팔던 약이다. 코자 복합제가 없던 MSD는 복합제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대신 한미약품과 손을 잡았다. 외국 제약사가 국내서 개발된 약을 도입한 최초 사례다. MSD가 세계 50여개국에서 팔고 있는 복합제인 ‘코자XQ’는 한미약품이 만들어 MSD 이름을 달고 수출하는 약이다.

혈압약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혈압강하제로 나와 있는 약이 1973개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혈압약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꾸준히 커가는 시장 때문이다. 고혈압은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완치가 안돼 한 번 병이 생기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고령자가 늘면서 환자수도 지속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50세 이상 환자 수가 매년 3% 이상씩 늘어 2014년 47만8000여명이다.

연도별 50세 이상 고혈압 환자 수.(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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