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는 미니의 대척점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프렌치 프리미엄을 품은 존재이자 콤팩트 파리지엥, DS3를 떠올리게 된다. 독특한 디자인과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DS3는 고유의 독특한 색채로 본토인 유럽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지난 6월, 특유의 시크함과 모던함, 자유로움을 더욱 강조한 ‘뉴 DS3’가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과연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DS3는 어떤 프랑스 감성을 들려줄까?
3도어 콤팩트 해치백 DS3는 시트로엥의 고급 브랜드 라인업인 DS에서 가장 작은 체격을 가진 차량이다. 실제 3,950mm에 불과한 전장과 1,720mm의 전폭 그리고 1,480mm의 전고는 순간 경차가 떠오를 만큼 작은 차체이며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미니를 제외한다면 경쟁 모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콤팩트한 차체라 할 수 있다.
첫 인상을 결정하는 전면 디자인은 새로운 패밀리룩과 함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도록 마무리 했다. 헤드라이트 방향으로 뻗어나간 크롬 장식을 품은 DS윙은 전면부 디자인에 입체감을 강조하고 LED 램프와 제논 모듈을 조합해 독특한 이미지를 표현한 DS LED 비전 헤드라이트가 기존의 DS3와는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새로운 얼굴을 품은 DS3의 실내는 이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DS3 뉴 라이트 시그니처’와 큰 차이가 없다. 실내 공간을 넉넉하게 표현하기 위한 T자 형 대시보드의 구조는 물론 작은 공간 내에 담고자 하는 모든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것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디자이너들의 아집과 고민을 느낄 수 있다.
PSA의 색채가 강한 파워트레인
시트로엥 DS3의 보닛 아래에는 1.6L BlueHDi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이 적용된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최고 출력은 99마력, 최대 25.9㎏.m의 토크를 발휘하여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용 구간이라 할 수 있는 1,750RPM부터 최대 출력을 발휘하며 ETG 6단 변속기를 통해 구현되는 리터 당 17km/L의 연비는 외면하기 어려운 매력이다.(도심 15.7km/L, 고속 18.7km/L)
기존 DS3 뉴 라이트 시그니처 대비 출력이 소폭 상승한 뉴 DS3지만 운전자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출력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DS3는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기대 이상의 주행 품질을 과시하는 차량이었다. 이번 뉴 DS3 시승에서도 그러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와 함께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푸조와 함께 공유하는 디젤 엔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가벼운 차체는 DS3를 경쾌하게 만든다. 폭발적인 가속력이라 할 수 없지만 기분 좋게 가속한다. 일상 주행에서 출력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받을 이유도 없어 더 큰 배기량의 차량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디젤 엔진임에도 가속하는 감각이 무척 매끄럽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뉴 DS3는 기존의 DS3가 그래왔듯 운전의 즐거움이 돋보인다. 숏 스트로크로 조율된 서스펜션과 출력을 손쉽게 제어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마련한 덕에 출력을 다루기 무척 수월하다. 가속이 중심이 되는 직선 구간에서는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짧게 굽이 치는 와인딩 코스에서는 작은 차체를 경쾌하게 다루며 코너 안쪽을 파고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DS3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효율성이다. 공인 연비 자체도 높은 편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더욱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도심 주행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운전자를 만족시키는 연비를 선사하며 ‘경차 이상의 효율성’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공존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좋은 점
프랑스 특유의 여유 넘치고 경쾌한 드라이빙과 확실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효율성
안좋은 점
프리미엄 프렌치를 지향하기엔 약간은 오래된 느낌의 실내 품질
한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건 아니지만 시트로엥 DS3의 매력은 확실하다. 프랑스 감성이 담긴 감각적인 디자인과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퍼포먼스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은 DS3를 외면하기 어렵게 만든다. 시트로엥 DS3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크다고 좋은 건 아니다. 때로는 덜어내고 작아질 필요가 있다’라고 설득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