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흔히 말하는 ‘담’이 온 것으로 생각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파스와 진통제로 견뎌봤지만 좋아지기는 커녕 나타나는 부위만 달라질 뿐 통증이 더 심해졌다. 결국 ‘담’ 치료를 위해 회사 근처 한방병원을 찾은 이 씨는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담인 줄 알았던 증상이 사실 목의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증상이었던 것이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운동량은 줄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어깨와 등에 담이 걸렸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검사를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담이 아닌 목디스크로 인한 통증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움직이기 힘든 통증 ‘담’은 근막통증증후군
어깨와 등 통증을 일으키는 ‘담’은 근육이 자극을 받아 딱딱하게 뭉치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정확하게는 근막통증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근막통증증후군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발생 위치가 이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등에 통증이 발생했을 경우 날개뼈(견갑골)를 중심으로 어깨와 등 주위에 뭉친 느낌을 주며 조금만 움직여도 심한 통증을 일으켜 팔과 목의 운동범위를 제한한다.
최 원장은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온몸을 움츠리고 다니기 쉬운데 이렇게 다니다 갑자기 무리한 움직임을 한다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 근육에 무리가 발생해 등이나 어깨에 담이 오기 쉽다”고 말했다. 한번 담이 온 경우 시간이 지나 증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등이 결려서 침을 맞으러 한의원을 찾았다가 목디스크를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소 손끝이 저리지도 않았고, 목디스크 증상도 없었지만 등에 담이 자주 왔던 사람이라면 목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목뼈(경추)는 총 7개의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몇 번 디스크가 빠져 나와 신경을 누르는 가에 따라 각각의 증상이 달라진다.
경추 1번이 비뚤어지면 어지럼증이 오거나 고혈압 혹은 저혈압이 올 수 있다. 경추 2번이 비뚤어지면 눈이 침침해지거나 두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경추 3번에 이상이 생기면 코의 순환계 계통과 더불어 비염 등 안면부 이상이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경추 4번에 이상이 생기면 난청, 중이염, 갑상선 등의 질환이 오기 쉽다. 경추 6번부터 8번의 신경이 이상이 오면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당기고 저린 증상이 발생한다.
◇근막통증증후군과 구분하기 힘든 목디스크 증상
경추 5번에 이상이 생기면 양쪽 어깨에 통증이 발생한다. 등과 어깨에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들며 통증이 심한 경우 팔과 목을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통증증상은 앞서 말한 근막통증증후군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목이나 어깨부터 시작돼 등까지 통증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통증의 위치가 한곳에 머물지 않고 여러 곳으로 이동한다.
◇목디스크, 수술 신중해야…한방, 추나요법과 약치료 병행
근막통증증후군은 기혈을 원활하게 해주는 침 치료와 약침치료를 실시하고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약침치료는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의 염증을 억제하고 침과 뜸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어 매우 효과가 높다.
반면 목디스크의 경우는 허리디스크보다도 치료가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목은 주요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때 주의를 필요로 한다. 한방에서는 비틀어진 목뼈를 바로 잡는 추나요법과 목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 하는 한약치료를 병행, 수술을 하지 않고 목디스크를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