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쇼크)AIG, 운명의 시간 임박...`제2의 리먼` 되나?

FRB, 민간은행에 자금조성 요청..AIG도 자구책 마련
시장 충격 `메가톤급 핵폭탄`
  • 등록 2008-09-16 오전 9:03:25

    수정 2008-09-16 오전 10:57:53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AIG가 파산하는 것은 미국 금융이라는 `마천루`로부터 주춧돌 한 개를 빼 내는 것과 같은 일이다" -트레버 존스 시큐어리티 서비스 보험 컨설턴트

AIG의 운명의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골드만삭스 등에 긴급자금 조성을 요청했고, AIG도 조만간 자구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빠르면 16일(현지시각), 늦어도 수 일 내에 AIG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 경기둔화, 악화된 심리, 불안한 금융시장 환경 등으로 AIG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AIG가 리먼의 전철을 밟을 경우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여, 이를 의식한 민간은행들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기대를 걸 뿐이다.

연준이 자체적인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명한 바 있어, AIG의 생명줄은 일단 민간은행들의 손에 쥐어 진 상태. AIG가 보란 듯 이 위기상황을 해결해 등급하향에 나선 신용평가사들을 머쓱하게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세계 금융의 또 다른 핵폭탄으로 돌변할지, 이날 세계인의 관심은 온통 AIG에 쏠려있다.

◇ AIG 최악의 위기상황..왜?

AIG는 최근까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보험사였다. 그러나 지난 12일 30% 이상, 15일에 추가로 61% 폭락하는 등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93% 가량 곤두박질쳤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들이 AIG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혹은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매도폭탄의 방아쇠가 됐다.
 

AIG가 시장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게 된 것은 투자은행(IB)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금융사업부의 부실 탓.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연관된 신용 디폴트 스왑(CDS)의 가치 하락으로 지난 3분기 동안 약 185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DS란 해당 기업의 파산에 대비해 드는 일종의 보험으로, 채권보유자들을 디폴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AIG의 경우, CDS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130억달러 이상의 담보를 요구할 수 있어, 대규모 상각의 파장을 흡수할 만한 자본 조달이 가능한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신용평가사들은 AIG의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행동에 착수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가 일찌감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으며, 피치는 15일 AIG의 장단기 IDR(Issuer Default Ratings) 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부정적 관찰대상(Rating Watch Negative)` 지위를 유지키로 했다.

◇ `제2의 리먼` 될까?

AIG는 발 빠르게 자구책을 마련하며 FRB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FRB는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에 700억~750억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주도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개입 없이 민간부문에서의 해결을 유도키로 한 것. 관련기사美연준, 골드만-JP모간에 AIG 긴급대출 요청

뉴욕주 정부는 AIG가 자회사 자금 200억달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특별 승인해 사면초가에 몰린 AIG의 숨통을 틔워줬다.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치가 정부의 구제금융은 아니지만, AIG가 브리지론을 받을 수 있고 지불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AIG, 자회사 자금 200억弗 활용 허가-뉴욕주

AIG는 이날 위기돌파를 위한 자구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 항공 관련 리스 자회사인 인터내셔널 리스 파이낸스와 퇴직연급 서비스인 베리어블 애뉴어티 라이프 인슈어런스, 자동차 보험 사업부 등을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AIG의 유동성 확보 노력이 빠르면 16일중 무위에 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매트 체스록 코헨스페셜리스트 시니어 스페셜리스트는 "어떤 트레이더들도 불확실성이 큰 현 상황에서 자신들의 목을 내놓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만약 AIG가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게 된다면 그것은 시장 전체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 세계 금융시장에 메가톤급 충격

AIG가 유동성 확보에 실패해 리먼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갈 경우, 시장은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게될 전망이다. CNN머니는 AIG의 붕괴는 리먼과 와무는 물론, 패니메이나 프레디맥보다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AIG가 다우존스 산업평균의 구성종목이기 때문. AIG 주가가 추가로 급락할 경우 다우지수를 더 많이 끌어내려 본격적인 약세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G의 현재 시가총액은 326억달러로,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리먼과 워싱턴뮤추얼(와무) 합산 시가총액보다 5배 이상 크다.

이에 따라 하루 빨리 AIG를 다우존스 산업평균에서 빼내 시장의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권고까지 힘을 얻고 있다. 패니메이 이후 시작된 일련의 상황들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AIG 파산으로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대출 억제 등으로 대처한다면 미국 내 유동성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게다가 AIG는 규모 면에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크다. AIG는 지난 해에만 110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초대형 금융사로 직원수는 6만6000명. 리먼과 와무 직원을 전부 합한 것보다도 4만4000명 가량이 더 많다. 대량 해고가 미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들이 FRB에 접근해 유동성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은 AIG의 규모 덕에 가능했으며, AIG는 보험 세계에서 씨티그룹과 맞먹는 영향력을 가진 거대한 보험기업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AIG 보험가입자들은 구제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보험가입자들은 각 주 정부가 결정한 한도 내에서 생명·건강보험보증공사(NOLHGA)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손해액이 보증 한도를 넘어설 경우, AIG의 채권자로서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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