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변신…'직접 온라인 라방' 잘 나가네

청량리종합시장 협동조합, 6월 중순부터 매일매일 라방
MFC 유치 후 새벽당일배송…물류 선진화로 라방까지
하루 최대 100건 주문 몰리며 서서히 고객 반응 오는 중
  • 등록 2023-07-07 오전 8:47:00

    수정 2023-07-07 오전 8:47: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통시장이 온라인 ‘라이브방송(라방)’ 판매를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좁히고 있다. 과거 서울시 지원사업으로 전통시장이 한시적으로 러방을 한 적은 있지만 시장 상인이 직접 라이브 판매를 매일 진행하는 것은 이번 사례가 최초다.

사진=청량리종합시장 네이버 쇼핑라이브 방송 캡처
6일 청량리종합시장 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네이버 쇼핑라이브 채널을 통해 매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월·수·금요일은 오전, 화·목·토요일은 저녁에 방송한다.

현재까지 판매한 제품은 견과류, 과일, 삼겹살, 옥수수, 골드키위, 낙지젓갈, 블루베리, 문어, 쥐포 등 다양하다. 쇼 호스트를 지망하는 한국외대 재학생이 시장으로 와서 진행을 맡고 있다.

1960~1970년대에 거쳐 제기동 일대에 자연 발생한 청량리종합시장은 서울시 동북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채소류, 과일류, 건어물류, 견과류, 축산물류 등을 구역별로 나눠 판매하고 있으며 단순 재래시장이 아니라 도·소매 기능을 모두 갖춘 종합시장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청량리시장은 이커머스의 전유물로 일컬어졌던 당일·새벽배송뿐만 아니라 여러 상점에서 주문한 상품을 한꺼번에 받는 묶음배송을 가장 먼저 실시한 ‘선진 전통시장’이기도 하다. 작년 서울시 ‘우리시장 빠른배송’ 사업 대상자 중 하나로 선정돼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두고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구축을 통해 빠른 배송을 보장한다. 라방도 이러한 선진 물류 시스템이 있었기에 구상이 가능했다.

견과류 가게 광성유통(‘뽂는집’) 이상열(45) 사장이 직접 투자해 시장 내 40평 공간에 직접 스튜디오를 만들어 라방을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의 가문은 50년 동안 3대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백년가게’ 인증도 받았다.

이 사장은 “150여개 점포 상인들 대다수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직접 제품 포장까지 가능한 업체만 라방에 내보내고 있다”며 “작년부터 물류 플랫폼이 좋아졌는데 라방을 통하면 오후 4시까지 주문 접수 시 서울 전 지역에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매출이 나온 품목은 망고와 초당옥수수다. 각각 일일 택배 건수 100건에 매출 150만원가량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탈북여성 단체에서 만든 떡도 판매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모습이다.

이 사장은 “과거 전통시장의 좋은 제품이 주먹구구식 물류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잘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이제 물류가 해결됐으니 라이브방송 판매도 가능하게 됐다”며 “향후 광고를 통해 더욱 라방을 더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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