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술주는 성장성 정점 통과 우려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들은 팬데믹 이후 가파른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높은 중장기 이익 성장 기대감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리오프닝으로 비대면 수요가 약화하면서 플랫폼 성격의 비대면 수혜주들은 금년 상반기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이 비용 증가를 야기하는 가운데, 미국(인플레)-중국(락다운)-유럽(전쟁)에서 개별적으로 수요 둔화 요인들도 출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최근의 기술주 이익 전망 후퇴가 그간 믿어왔던 ‘구조적 성장’의 후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요인 때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여전히 기술주에 내재된 장기 성장성은 지수보다는 높지만 성장 둔화와 관련해 시장금리 폭등만큼이나 기술주 투자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가격이 지지되려면 공급 역시 감소해야 하지만, 비싼 가격에 과잉 공급이 이뤄진 셈”이라며 “인플레, 경쟁 심화로 중소형 성장주들은 매출 전망 유지에도 마진은 하향 조정되고 있어 성장성 문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황이 좋은 상황에서는 경쟁 심화가 야기할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겠지만,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한다면 시장 점유율 확보 과정에서 비용 증가를 수반한 이익 전망 후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커머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산업 등 일부 산업의 주가 와 이익 전망에서 이러한 조짐이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둔화 우려도 기술주를 짓누르고 있다. 과거 경기 둔화는 기술주 주가에 긍정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은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 이전까지, 기술주들은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구조적 성장을 이어나가는 ‘알파’였다. 이후 디지털 전환 속 팬데믹 이후 경기와 시장 사이클은 기술주들에 의해 주도됐다. 경제지표와 기술주의 이익 민감도는 점차 강화되고 있고, 경제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제적 해자가 높아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이 어렵고 이익률이 높으며 △이익 모멘텀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고 △현금흐름이 견고해 차입비용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밸류 부담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고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