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지하철 물품보관함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보이스피싱 또는 마약류 운반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을 넣어놓는 등 쓰레기통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약밀매·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도
9일 서울메트로(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249개역에 현재 311개소에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운영중이다. 개별 보관함 숫자는 6300여개에 이른다.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3~5일 가량 물건 보관이 필요한 시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 메트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으로 노약자를 유인해 물품보관함에 현금을 넣도록 유도한 뒤 찾아가기도 한다”며 “물품보관함 관리본사의 통합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이용패턴이 의심스러울 경우 경찰과 공조해 범인을 체포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과거 열쇠로 물품보관함을 사용하던 때에는 유골이나 뱀 등 혐오물품을 넣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물품보관함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바꾸고 이용자의 얼굴을 촬영하면서 범죄행위와 연루되거나 혐오 물품을 보과하는 사례는 많이 줄었다.
의류·이불부터 쓰레기까지 방치 물품 다양
최근에는 각종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철 관계자는 “보관일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나 회수한 물건을 살펴보면 과자, 반찬, 케잌 등 먹다 남은 음식물이나 쓰레기, 김치 등 쉽게 부패하는 물품들이 종종 발견된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물품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하고 쓸만한 물품은 재생센터나 아름다운 가게 등에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철은 보관일로부터 5일 이상 지나면 이를 수거해 왕십리역(5호선)과 내방역(7호선)에 있는 창고에 최장 1개월간 보관한다. 도철 관계자는 “깜빡하고 물품을 찾지 못한 경우 물품보관함 콜센터에 문의하면 요금과 회수장소, 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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