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초이노믹스 패는 다 깠지만..

  • 등록 2014-08-07 오전 8:14:51

    수정 2014-08-07 오전 8:14:51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정부가 어제 2014년 세법개정안을 공개했다. 지난달 24일 새 경제팀의 경제운용방향에서 밝힌 내수활성화의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정안의 맨앞자리에 위치했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다. 3대 패키지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일컫는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훈풍 속에서도 옴싹달싹 못하던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나오게 만들었던 것은 정부의 배당확대 천명 때문이었다. 3종 세트중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이에 해당한다.

실천방안이 나온 것이어서 처음 만큼 설레게 하는 마음은 덜하다.

실질적으로 내년 1월부터 시작하는 사업연도 결산때부터 적용된다. 재계가 여전히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대해 우려하고, 야권은 대주주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허용을 부자감세의 대표적 예로 들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실제로 시행될 지를 지켜보자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래서 뉴스에 팔라고 하지 않나.

코스피는 최경환 부총리가 등장하자마자 배당확대 기대감이 일면서 2100선을 단숨에 뛰어 넘을 것처럼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어느새 다시 박스권 상단인 2060선까지 흘러 내려 왔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우려, 최대 치사율 90%라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 공포,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 회복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중국 경제지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외부 환경이 악화된 탓이 커보인다.

세계 경제 흐름에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던 정부가 모처럼 해보겠다고 나섰는데 바깥 상황이 도와주지 않는 형국이다. 경제운용방향과 세법개정안 공표에 따라 2기 경제팀은 사실상 카드를 다 꺼내든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가 패를 다 까보였다고 해서 기대감을 접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바뀌는 제도의 파급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와 관련, 배당소득 분리과세 허용이 그렇다. 이 제도는 분명 배당 결정권을 쥐고 있는 대주주 입장에서 유리하다. 그동안 시시때때로 일었던 회삿돈 빼가기 논란을 정부가 앞장서 막아주는 측면도 있다. 굳이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투자나 임금인상이라는 선택지가 있어 배당증대 효과가 의심스러운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비해 배당확대 차원에서 확실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경제운용방향시 언급된 연기금의 배당 주주권 강화라는 채찍도 함께 돌아간다.

외부 환경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내부의 모멘텀을 스스로 차버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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