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격해지는 英-佛.."즉각 입을 다물라"

英부총리, 佛에 "발언 자제하라" 경고
  • 등록 2011-12-18 오후 4:22:12

    수정 2011-12-18 오후 4:22:12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영국과 프랑스의 감정싸움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주 프랑스 정부 관료들의 `영국 경제 때리기`에 직접적 반응을 자제하는 듯 했으나 비난 발언이 이어지자 날선 비난으로 맞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닉 클레그(사진) 영국 부총리는 프랑스 피용 총리에게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라며 "발언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브라질을 방문한 자리에서 "빚을 진 국가는 우리뿐만이 아니며 영국이 더 많은 재정적자와 부채를 갖고 있는데 신용평가사들이 이를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올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5.8%로 영국의 9.4%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의 발언은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의 "신평사들은 프랑스보다 영국의 신용등급을 먼저 내려야 할 것"이라는 발언과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의 "영국 경제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고 프랑스 경제가 영국 상황보다 좋다"는 발언 이후 나온 것이다.

영국은 노이어 총재와 바루앵 장관의 `영국 때리기` 발언에는 "신뢰할 만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하고 있다"며 직접적 대응을 자제했다. 영국이 신 재정협약 거부 후 양국의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영국은 모든 사안에 대해 매우 밀접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프랑스 내각을 총괄하는 피용 총리마저 영국 경제에 비판을 가하자 영국도 침묵을 깨고 이례적으로 발언을 자제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FT는 프랑스의 영국정부 때리기가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려는 프랑스의 다급한 처지에서 나온 전략적 행위로 보고 영국정부가 직접적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총리급 고위 인사마저 똑같은 발언을 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하자 경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야당인 보수당이 "프랑스는 즉각 입을 다물라"라는 원색적인 논평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프랑스가 주도한 EU 조약 개정에 영국이 홀로 반대한 후 양국의 관계가 악화됐음을 지적하면서, 경제 회복이 내년 프랑스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의 영국 때리기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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