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G20(선진 및 신흥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초 인도네시아 발리 `아세안(ASEAN)+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역내 기업 및 금융회사 발행 채권의 신용보증을 위한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 설립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보는 이어 "CGIM의 구체적인 규모를 얼마로 하고, 기구를 어디에 둘 것이냐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에는 파일롯 개념이기 때문에 규모는 크지 않겠지만 각국의 수출입은행들이 출연하는 만큼 금액 배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오는 7~8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차관회의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에 둘 CGIM 규모 및 각국 출연금 등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회의에는 신 차관보가 참석한다. ☞(기사 참조 3월17일 오전 10시10분 출고 (단독)亞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 생긴다)
ABMI는 지난 2003년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지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해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과 인프라 투자 등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틀을 만들자고 우리나라가 제안한 것. 미국 국채에 쏠려 있는 외환보유고 투자처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로 확대하기 위해 역내 채권시장 발전의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글로벌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이 국가 신용등급인 `A` 보다 높은 `A+`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으나 `AA`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따라 아시아 역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곧 조성될 1200억달러 공동기금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 이어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가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보호막이 하나 더 추가될 전망이다.
이미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의 분담 비율은 2(240억달러)대 8(960억달러)로 정해진 상태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한중일 3개국 배분액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신 차관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5000억달러 재원 확충과 관련, "우리나라는 현재의 IMF 쿼터(1.35%) 보다 많이 출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신규차입협정(NAB) 관련 출연금 규모는 67억50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차관보는 "이번 G20 회의의 최고 승자는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IMF"라며 "금융에서 보면 세계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라스트 리조트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G20 합의가) 우리나라가 끌고 갈려는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물밑에서 승자가 됐다"며 "당초 유럽중심으로 가던 상황이었는데, 사공일 특보를 미국으로 보내 미국을 움직여 결국 유럽반, 미국반으로 가면서 절묘한 합의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