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메이슨 딕슨(Mason Dixon) 농장에선 젖소 2100마리 중 500마리의 젖을 로봇 10대가 짠다. 로봇은 젖소가 착유실(搾乳室·젖 짜는 곳)로 들어오면 트랜스폰더(전파 송수신기)를 이용해 젖을 마지막으로 짠 일시, 짜낼 수 있는 우유량 등 그 젖소에 대한 정보를 알아차린다. 로봇이 한 번 젖을 짜는 데는 8분 정도 걸린다. 사람이 직접 짜는 것보다 1~2분 절감된다. 로봇 덕분에 농장의 인건비는 75% 절약됐고, 우유 생산량은 15% 늘어났다.
“다음 대박은 로봇이다.” 빌 게이츠(Gates·52) 마이크로 소프트(MS) 회장은 미 과학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신년호에서 이렇게 말했다. 로봇 산업이 30년 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던 PC산업의 뒤를 잇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용 로봇
최근 국제로봇연맹(IFR)은 2008년 전 세계에서 쓰게 될 개인용 로봇이 7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2001년 2만1500대에 불과했던 개인용 로봇이 7년 만에 300배 이상 급성장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내·경비·심부름 등 서비스용 로봇 개발이 특히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 아이로봇(iRobot)사의 진공 청소 로봇 룸바(Roomba)는 수십 개 센서를 써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전 세계에 150만개 이상 팔린 룸바는 선반 등 장애물을 피하고 쓰레기를 찾아내려고 초당 67번 행동을 조절한다. 미국 격주간지 포천(Fortune)은 2007년에 뜰 6대 IT제품 중 하나로 움직이는 스피커 ‘미우로(Miuro)’를 선정했다. 일본 로봇 제작사인 ZMP가 개발한 미우로는 컴퓨터나 MP3 플레이어에 무선으로 연결돼, 바퀴로 굴러다니며 주인이 원하는 위치에서 음악을 들려준다.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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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는 스피커 ""미우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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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가 관련 업체와 함께 만든 컨소시엄은 방을 정리하는 로봇을 2008년까지, 이불 펼 수 있는 로봇을 2013년까지, 환자를 실어다주는 로봇을 2016년까지 각각 개발할 계획이다. 일본 혼다가 개발한 사람처럼 걷는 로봇 ‘아시모’의 프로젝트 리더 스티븐 키니(Keeney) 박사는 “아직 인공 지능 분야는 걸음마 단계지만, 머잖아 집집마다 로봇 하나씩 갖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
일본은 2004년부터 총무성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로봇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부처별로 특화된 로봇 연구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국 생산기술연구원 이호길 박사는 “실제 제조 현장에서 쓰는 산업용 로봇 수는 일본이 세계 1위”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산업용 로봇 개발에 치중해 온 유럽은 최근 서비스용 로봇 개발로 방향을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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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물 탐지 로봇 ""스나이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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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은 산업용 로봇이 2005년 말 92만2900대에서 연평균 4.9%씩 늘어나 2009년 말에는 112만25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방용 로봇
미국은 국방 로봇을 주축으로 한 미래전투체계 개발 사업에 지금까지 17조8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무인 정찰기, 폭발물 탐지 로봇은 이미 이라크 주둔 미군이 실전에 선보였다. 미국의 미래 전문 잡지 퓨처리스트(Futuris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자율성을 지닌 군인 로봇 개발에 앞으로 1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군은 또 2015년까지 운송 수단 3분의 1을 무인화(無人化)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