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첫 ‘AI폰’ 돌풍에 반도체사업으로 훈기가 확산할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2년 만에 갤럭시에 탑재하면서다. 삼성전자로선 스마트폰으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지난달 26일 예약자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 사전 개통을 위해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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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국내 사전 예약 기간에 121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역대 갤럭시 사전 판매 중 가장 가파른 기록이다. 지난 2019년 갤럭시 노트 10이 기록한 138만대보다는 적지만 당시 예악 판매 기간은 11일로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4일 더 길었다. 일 평균 판매량은 갤럭시 S24 시리즈가 17만3000여대로 갤럭시 노트 10의 12만5000대를 크게 웃돈다. 늦어지는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24 시리즈가 흥행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자사 반도체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제조하는 엑시노스가 대표적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개 모델에 자사 AP 신제품 엑시노스 2400을 적용했다.
|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400.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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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가 갤럭시에 다시 쓰인 건 2년만이다. 갤럭시 S22 시리즈까지 탑재됐던 엑시노스는 지난 2022년 성능 부족과 발열 문제에서 야기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을 겪은 뒤 갤럭시 S23 시리즈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에 글로벌 AP 시장에서 엑시노스 점유율도 2022년 4분기 8%에서 지난해 3분기 5%로 낮아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계기로 성능을 개선한 엑시노스를 부활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갤럭시 신제품의 흥행이 지속할 경우 엑시노스 출하가 늘어나며 시스템LSI사업부의 성장도 예상된다. 엑시노스 제조를 맡는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동시에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스마트폰 교체 주기 도래와 AI 폰을 향한 높은 관심으로 갤럭시 S24 시리즈에 수요가 이어지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갤럭시 S24의 판매량에 따라 AP 출하가 늘어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의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도 갤럭시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에 자사의 D램과 낸드를 쓰고 있다. 메모리 업턴에 맞춰 갤럭시향 수요가 받쳐주며 수익성 개선의 폭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번 신제품의 인기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메모리 등 전사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