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th SRE][Best Report]“부동산PF 브릿지론 불안에 청진기 댄 한국신용평가”

2위 한신평 김예일·오유나·곽수연 연구원
시장 불안 치솟자...‘브릿지론 위기 가늠자’ 역할
실질적인 리스크 진단에 시장 호응 쏟아져
  • 등록 2023-11-16 오전 7:16:27

    수정 2023-11-17 오후 1:08:59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여파로 고금리 기조 속에 살얼음판을 걷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급격히 악화됐다. 다음에 어디서 부실이 터질지 모른다는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불확실성이 치솟던 시기, 한국신용평가가 부실화 우려를 가장 많이 받던 금융업권을 중심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놓으며 시장 참가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바로 ‘[PF브릿지론 점검] 증권·캐피탈·저축은행’이라는 제목의 세 편의 시리즈 보고서다. 김예일·오유나 한국신용평가 금융2실 수석연구원, 곽수연 금융1실 선임연구원이 각각 작성했다. 금융·건설·회계분야에서 전문성을 두텁게 갖춘 세 연구원이 뭉쳐 작성한 이 리포트는 34회 SRE 베스트리포트 부문에서 전체 복수응답 327표(응답자 176명, 15개 베스트리포트 후보 가운데 최대 2개 복수응답) 중 58표(17.7%)를 받으며 베스트 리포트 2위에 올랐다. 본 리포트는 특히 증권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금융 중에서도 본PF보다 더 취약한 ‘브릿지론’에 초점을 맞췄다. 브릿지론은 본 착공 전인 사업 초기에 토지 확보 등을 위해 쓰이는 단기 대출이다. 한신평 연구원들은 업권별 금융사들이 보유한 브릿지론의 양적, 질적인 수준을 분석하고 위기 수위를 진단해 시장에 판단 지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신용평가 김예일·오유나 금융2실 수석연구원, 곽수연 금융1실 선임연구원.(사진=김태형 기자)
캐피탈 부문을 맡은 오 수석연구원은 “지금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면 브릿지론이 더 리스크 수준이 크고 장기적인 부실화 위험이 더 높다. 여기에 집중해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광범위하게 다루기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우려하는 현실에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 지방과 후순위 등 실질적인 리스크가 높은 핵심 지표에 방점을 두고 분석했던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혼란스러운 시장에 판단 기준을 제공한 좋은 보고서에 시장의 호응이 쏟아졌다. 시장 관계자들의 연관 질문이 쇄도했고, 한국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국내 금융시장의 중추 기관과 여러 투자기관들에서도 한신평에 브릿지론 및 PF관련 공동 분석 작업을 요청해 왔다.

저축은행 부문 분석을 맡은 곽수연 선임연구원은 “실질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어떤 사례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을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시장 참여자분들께 보탬이 되기 위해 한신평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돕기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 부문을 맡은 김예일 수석연구원도 “아직 증권이나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금융업권에서는 건전성 관련 지표가 저마다 다르고 표준화돼있지 않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선 정확한 검수와 비교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집중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한신평의 지표 제시 노력이 시장 정보 공시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부동산 금융 문제로 시장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데 시장이 조속히 회복돼 좋은 이슈에 대해서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금리 지속으로 부동산금융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올해를 넘기더라도 내년 중으로 이연된 부실이 쏟아질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이번 보고서를 진두지휘한 한신평 금융1·2실 실장들은 내년 부동산금융 시장 안정화의 핵심은 옥석가리기와 속도조절이라고 내다봤다.

위지원 금융 1실 실장은 “지금 이슈가 되는 브릿지론들은 내년이 되면 2년이 되는 물량이 많다”며 “내년부터는 사업성을 기반으로 불가피하게 옥석가리기가 되는 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장 안정화 기능을 하는 대주단 협약이 시장 연착륙을 효과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필요한 건 선순위 대주단에 대한 인센티브”라며 “선순위 대주단이 바로 공매로 들어가지 않고 사후정산 방식 등에 협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노재웅 금융2실 실장은 “내년에는 사업성을 재검토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나는 현장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다만 각 사업장에서 오피스텔을 주상복합 아파트로 바꾸는 등 사업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고, 시행사와 금융기관도 기초체력과 자본확충을 해둔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에 대량의 EOD나 채무불이행이 터지는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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