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부동산] 매년 불어나는 종부세, 헌법 재판 판례에 비춰보면?

부동산 전문 김예림 변호사
2008년엔 조세형평 차원에서 종부세 정당 판례
조세로 부동산 몰수하는 과도한 세율은 위헌 가능성
  • 등록 2021-11-27 오후 2:00:00

    수정 2021-11-27 오후 2:00:00

[김예린 변호사·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올해도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왔다. 지난해보다 종부세 부과 세액은 세 배 넘게 늘었고 납세자 수도 42% 늘었다. 위헌소송 움직임까지 일 정도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우편함에 종부세 반대 단체인 ‘종부세 위헌청구 시민연대’가 발송한 홍보물이 꽂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부세는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내야 하는 보유세다. 부동산 매매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정부가 공시가격까지 현실화(공시가격과 시장가격 간 차이를 줄이는 건)하면서 종부세 부담은 몇 년 새 가파르게 늘어났다. 다주택자 종부세율이 특히 많이 오르면서 서울에 두 채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 매년 수억 원의 종부세를 부담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정부가 종부세율을 계속해서 강화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까? 종부세에 관해서는 지난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한 차례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 당시 헌재는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는 조세부담의 형평 차원에서 정당하다면서 특별히 문제로 삼지는 않았다. 다만 주거목적으로 1주택을 장기보유하는 사람에게까지 고율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크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개인의 재산권 등이 일부라도 침해되면 위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꼭 그렇진 않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공익적 사유가 존재한다면 기본권 침해가 용인되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종부세에 관한 문제도 이런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번에도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는 기존 헌법재판소 결정과 마찬가지로 합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다주택자에 대한 고율의 종부세율 부과하는 문제는 달리 판단될 수 있다. 개인은 쾌적한 주거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이러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장소가 바로 ‘주택’이다. 주택의 이런 특별한 가치 때문에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세금 등의 수단이 정당한지는 보다 엄격한 헌법적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고율의 종부세 부과는 사실상 짧은 기간 내에 부동산 가액 전부를 조세로 무상 몰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개인의 재산권 침해 정도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여기에 조세지불능력이 없는 무소득자 등에게도 고소득자와 동일한 조세 부담을 지도록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고율의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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