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앨범 표지는 아동 포르노”…서른살 된 아기 소송

“성기 노출된 앨범 표지로 인해 평생 동안 피해”
생존 밴드 멤버 등에 각각 15만달러 피해보상 청구
2008년 인터뷰에선 “사람들이 내 성기 봐 즐거워”
  • 등록 2021-08-26 오전 8:11:10

    수정 2021-08-26 오후 7:32:4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미국 그런지록 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에는 물 속에서 1달러 지폐를 향해 헤엄치는 벌거벗은 아이가 나온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기 사진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서른 살이 된 이 아기가 너바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앨범 표지가 ‘아동 포르노’이며 자신이 ‘성적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25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앨범 표지 주인공인 스펜서 엘든의 변호인은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앨범 표지는 포르노그래피적이었고, 이로 인해 평생 동안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엘든이 1달러 지폐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이 그를 ‘성 노동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엘든 측은 소장에서 생존해 있는 너바나 멤버인 데이브 그롤, 크리스 노보셀릭, 고(故) 커트 코베인의 상속인 커트니 러브, 그리고 레코드사 유니버설뮤직 등을 피고소인으로 적시했다. 그는 이들에게 각각 15만달러(약 1억7500만원)의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네버마인드는 너바나를 일약 스타 밴드로 만들어준 앨범이다. 발매 이듬해 빌보드 200(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수록곡 ‘스멜즈 라이크 틴 스피릿’은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 6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앨범 판매량은 3000만장에 달한다.

앨범 표지는 밴드의 리더 커트 코베인이 수중 분만에 대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아이디어를 얻어 레코드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코드사는 사진작가 로버트 피셔에게 적당한 아기를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피셔는 자신의 친구 아들인 엘든을 찾아냈다.

앨범 표지에 아기의 성기가 노출된 것에 대해선 발매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레코드사 측은 이 사진이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2개의 표지를 디자인했다. 그러나 코베인의 반대로 아기의 성기 부분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스티커에는 “만약 당신이 이 사진을 불쾌하게 여긴다면 아마도 당신은 드러나지 않은 소아성애자일 것”이라는 문구를 썼다.

이렇게 발매된 네버마인드의 앨범 표지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빌보드가 선정한 ‘역대 50대 앨범 커버’ 순위에서 7위에 오를 정도로 유명해졌다.

한편 엘든은 17세 때인 지난 2008년 인터뷰에선 자신이 너바나 팬임을 밝히면서 “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르노 스타”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세계의 많은 사람이 내 성기를 보았다. 내 생각에 그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너바나의 1991년 앨범 ‘네버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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