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집밥 먹는 날이 많아진 요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어디 없을까요. 먹을 만한 가정 간편식(HMR)과 대용식 등을 직접 발굴하고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생생 정보 체험기로 전해드립니다.<편집자주>
| 생활맥주가 가정용 밀키트로 출시한 ‘생활떡볶이’를 시식해봤다. 가벼운(?)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안주로 딱이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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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거리두기에 가게 영업시간 제한으로 술자리 2차 이상을 가본지도 오래다. 2차 혹은 3차는 술이 조금 아쉬울 때 부른 배를 달래고 입가심을 하자며 으레 펍(pub) 같은 곳에 가곤 했다. 간단한 씹을거리 안주와 시원한 맥주 한잔 곁들이며 못 다한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아서다.
그럴 때 펍 혹은 포장마차에서 먹는 국물떡볶이 안주는 꿀맛이었다. 소싯적부터 코 묻은 용돈을 아껴가며 친구들과 나눠 먹던 국민간식인 떡볶이에 입맛이 익숙해서 일 것이다. 적당히 맵단(맵고 단) 양념과 쫀득한 밀떡과 탱글한 어묵 맛의 조합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성인이 돼 술과 함께 곁들이는 간단한 안주로도 훌륭하다.
아쉬움을 알기라도 했는지, 평소 2~3차로 즐겨 가던 곳 중 한 곳인 수제맥주펍 ‘생활맥주’에서 안주 메뉴 ‘생활떡볶이’를 업그레이드해 ‘밀키트’ 제품으로 시판을 하고 나섰다. 생활떡볶이는 전체 생활맥주 매장에서 누적 8만 그릇 이상 팔린 대표 메뉴다. 여기에 80년 전통의 환공어묵 3종을 더해 온라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가정용 밀키트로 판매한다.
| ‘생활떡볶이’는 생활밀떡, 생활어묵, 생활떡볶이소스로 구성됐다. 한 팩은 넉넉한 600g으로 2~3인분에 해당한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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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그리웠던 국물떡볶이를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안주로 즐기기 위해 믿고 구매해본다. 이미 입은 익숙한 이 맛을 기억하며 일찌감치 침이 고인다.
정식 명칭은 ‘어묵까지 맛있는 생활떡볶이’로 냉동보관 제품이다. 밀떡은 국내 최초로 터널식 급속 냉동 기술을 사용해 생산 후 영하 20도에서 급속 냉동 시켜 떡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생활떡볶이 제품 한 팩에는 ‘생활밀떡’ 350g, ‘생활어묵’ 150g, ‘생활떡볶이소스’ 100g이 각각 한 포장씩 들어 있다. 총 중량 600g으로 2~3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 냄비에 물 500㎖와 재료를 한 번에 몽땅 넣어주고 6~8분 간 잘 저어주며 끓여주면 조리가 끝난다. 중간 과정이 없어 매우 간단하다. 맨 오른쪽 사진은 취향껏 대파 약간과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별도로 첨가해준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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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냄비 혹은 깊은 프라이팬에 물 500㎖와 재료를 한 번에 몽땅 넣어주고, 눌어붙지 않게 주걱류로 잘 저어주며 약 6~8분 간 끓여주면 끝이다. 이 구성대로만 먹거나 아니면 취향에 따라 달걀, 치즈, 햄, 대파, 라면사리 등 별도 재료를 추가해줘도 좋다. 기자는 대파 약간과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추가해 생활떡볶이를 완성해줬다.
생활떡볶이는 굳이 분류하자면 자작한 떡볶이보다 국물떡볶이다. 맛은 생활맥주 매장에서 즐겨 먹던 익숙한 바로 그 맛이다. 맛있게 칼칼한 향이 코끝을 알싸하게 찌른다. 밀떡 한 조각에 빨갛고 걸쭉한 떡볶이 소스를 충분히 묻혀 맛을 본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균형감 있는 ‘맵단’ 맛이다. 떡은 역시 밀떡답게 말랑하고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을 뽐낸다.
다만 매장 메뉴에는 없었던 어묵이 생활떡볶이 가정용 밀키트에는 푸짐하게 들어가 풍미를 배가 시킨다. 개인적으로 떡볶이 국물에 잘 버무려진 어묵을 좋아하는 편이라 더욱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어묵 역시 바다의 향과 탱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가히 80년 전통이라고 하는 업체 내공이 느껴진다.
| 생활맥주 ‘생활떡볶이’는 자작하기 보다 국물떡볶이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떡볶이 국물을 넉넉하게 함께 떠먹기 좋다. 밀떡 못지 않게 어묵도 푸짐하다. 적당한 맵단(맵고 단)의 맛과 향은 침을 고이게 한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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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떡볶이를 먹다보니 역시 시원한 맥주 한모금이 생각난다. 펍에서 먹던 것처럼 수제맥주와 페어링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시원하고 깔끔한 라거가 당긴다. 보통 떡볶이가 맵단맛이고 식감이 걸쭉한 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묵직한 바디감과 향의 수제맥주류보다, 가볍고 깔끔한 라거 혹은 생맥주와 궁합이 좋다는 생각이다.
마침 냉장고에 ‘칭따오(TSINGTAO) 라거’ 캔맥주가 있다. 오리지널 칭따오 라거는 양꼬치 집에서 큰 사이즈 병맥주로 먹는 게 익숙하긴 하다. 그래도 330㎖짜리 캔맥주로 나오니 집에서 음식과 가볍게 곁들여 마시기 좋다.
| 칭따오 라거 330㎖ 캔맥주를 글라스에 따라 준다. 특유의 황금빛 맥주와 뽀얗고 크리미한 거품이 음주욕을 더욱 자극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하고 맛있겠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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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캔맥주를 바로 따서 글라스에 따라준다. 밝은 황금빛 맥주 위에 뽀얗고 크리미한 쫀존한 거품층이 적당한 두께로 생긴다. 칭따오 라거는 다른 라거류 일반 맥주들보다 거품이 풍부한 편이라서 개인적 취향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떡볶이 국물을 충분히 버무린 떡 한 점과 오뎅 한 조각을 사이 좋게 입에 넣고 잘 씹어준다. 매콤한 맛과 향이 입 안에서 적당히 올라오면 라거 한 모금으로 시원하게 축여준다. 그리고 느껴지는 뒷맛의 여운은 익숙하게 좋다. 역시 훌륭한 한국적 서민 술상의 조합이다.